[건강 칼럼] '성기확대술' ‥ '쓸데없는 수술'이란 편견은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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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가끔 '끔찍한' 성기를 보는 경우가 있다.
이른바 젊은 시절, 한때 잘못 생각해 한 각종 '자가 수술' 결과다.
파라핀을 넣기도 하고 구슬을 넣은 경우도 있다.
심하면 여기 저기 상처를 내 흉물로 변한 경우도 없지 않다.
대부분 군대에서 했다고들 한다.
성이 극도로 억압된 상황에서는 그만큼 욕구도 커지는 경향이 있고 그런 욕구를 이기지 못해 자가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또한 동료ㆍ선후배를 따라 하기도 하고, 주변에서 주워들은 풍문으로 스스로 하는 경우도 있다.
당시에는 자랑거리였겠지만 지금은 애물단지로 변한 것이다.
각종 수술로 이물질을 제거한다 하더라도 원상태로 돌아가기는 힘든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물질이 남아 시원한 소변을 방해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합병증을 유발해 돌이킬 수 없는 상태를 만들기도 한다.
일상의 쾌적한 생활을 방해할 뿐 아니라 심하면 사회생활에 곤란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자가 수술은 거대 성기에 대한 욕망에서 비롯된다.
반드시 성기가 크고 길어야만 성적 만족을 준다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작은 것보다야 큰 것이 좋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반드시 크고 길어야만 여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 발기시의 상태가 최소 5cm에서 7cm만 돼도 정상적인 성행위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남성들이 여전히 거대 성기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쉽사리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여성들의 성적 의식도 작용한다.
이른바 '작고 짧은' 남성은 일방적으로 성적 능력이 약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기의 크기 및 길이가 성생활에 관련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쓸데없는 수술'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사실 따지고 보면 확대 수술은 일종의 '성형수술'이나 마찬가지다.
여성들이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에서 각종 성형수술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성 역시 보다 강인한 이미지를 주고 싶어한다.
자기 스스로를 아름답고 예쁘게 꾸미고자 하는 욕망 앞에서 망설이고 주저할 필요가 무엇이 있겠는가.
민영기 < 연세합동비뇨기과 원장 www.bin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