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소녀들이 보통 한 나라의 역사만 공부하고 그나마 몇몇 사건이나 날짜 따위를 암기하는 것을 보면 참 쓸모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란 서로 연관된 전체이므로…. 나는 네가 한두 나라에 국한되는 답답한 역사를 배우지 말고 전세계의 역사를 연구하라고 권하고 싶다." 인도의 독립 영웅 자와할랄 네루는 1931년 1월1일 외동딸 인디라 간디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33년 9월까지 1백96편의 옥중 편지를 통해 딸에게 서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균형잡힌 역사관과 세계관을 기초로 한 세계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계사 편력'(곽복희 외 옮김, 일빛, 전3권)은 이 편지들을 묶은 책이다. 약소 민족도 세계사에서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확신이 깔려 있다. 지도자의 덕목이 올바른 역사관에서 나온다는 점도 강조한다. 축약본과 해적판 등 다양한 판본으로 국내에 소개됐지만 이 책이 여전히 사랑받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각권 5백60쪽 안팎, 각권 1만8천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