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술 신화' 남다른 비밀을 찾아 ‥ '그러나 그의 삶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부디 착한 기업을 만들어 달라!"
한국 벤처업계의 대부로 통하던 미래산업 정문술 회장이 회사를 직원들에게 물려주면서 남긴 한마디다.
국내 최초로 나스닥에 회사를 진출시킨 직후였다.
직원 위주의 파격적인 경영으로 신화를 일군 뒤 아름다운 퇴진까지….
그뿐인가.
일회성 자선이 아니라 진실로 생산적인 기부 모델을 찾던 그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바이오테크와 정보ㆍ기계기술 쪽에 사재를 다 털어주기로 마음 먹었다.
KAIST에 '바이오시스템학과 신설'을 조건으로 평생 모은 3백억원을 기부했다.
그러나 그 기부금으로 마련된 KAIST의 정문술 빌딩 준공식에 그는 참석하지 않았다.
맨손으로 시작해 자수성가한 인물들이 많지만 정문술의 내재적 특성은 남다르다.
'그러나 그의 삶은 따뜻했다'(문용린ㆍ이광형ㆍ안태진 지음, 산해)는 정문술의 특징을 '다중 지능'이라는 키워드로 분석한 책이다.
다중지능 이론이란 지능지수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던 기존의 지능이론에 반기를 들고 여덟가지 카테고리(언어ㆍ음악ㆍ논리수학ㆍ공간ㆍ신체운동ㆍ자성ㆍ대인ㆍ자연지능)로 나눠 인간의 지적 성취를 설명하는 개념.
이 책은 다중지능 코드로 비춰본 정문술의 교육학적 생애 연구서라 할 수 있다.
저자들은 그의 산골소년 시절부터 성장과 창업, 은퇴 이후의 활동까지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어린 시절의 놀이와 자연에서 그의 호기심이나 재미, 수학교과서보다 실질적인 문제해결 과정에서 최대한 발휘된 논리수학적 능력 등을 하나씩 비춘다.
특히 미래산업 창업과정에서 그의 생애를 통해 달궈온 강점 지능들이 십분 발휘됐다고 한다.
사물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미래 대비전략을 설계하는 논리력, 사람들을 자신의 프로젝트에 열성적으로 개입시키는 대인 지능,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자기를 성찰하고 조절해 길을 찾는 자성능력 등이 입체적으로 작용했다는 것.
2백쪽, 1만5천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