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고무생산국인 태국의 방콕농산물 선물거래소가 28일 개장식을 갖고 첫거래를 시작했다. 방콕농산물 선물거래소는 일단 고무만을 거래한 뒤 3개월 내에 쌀거래를 추가하고,점차 새우 설탕 등으로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거래도 당분간 오전 90분 동안만 이뤄지고 거래상황을 봐가며 시간을 점차 늘릴 방침이다. 태국이 농산물 선물거래소를 설립한 것은 자국의 주력 수출품인 고무와 쌀의 가격결정을 주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국은 지난해 2백20만t의 고무와 7백60만t의 쌀을 수출, 각각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태국 고무생산량은 전세계의 35%가 넘는다. 사푼삭 베얀우루그 선물거래소 회장은 궁극적으로 하루 거래 규모가 2천5백만달러(약 2백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방콕거래소가 (고무 쌀) 가격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농산물 선물거래소 개장으로 방콕의 금융도시 이미지 개선효과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전세계 곡물 선물거래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시카고를 비롯, 주요 선물거래소가 위치한 런던 뉴욕 싱가포르 도쿄 등은 모두 금융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방콕농산물 선물거래소의 성공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고무 쌀 등에서 방콕거래소의 가격결정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태국의 고무 쌀 생산업자들은 선물거래소 개설로 가격급등락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금융중심지인 뉴욕 시카고 런던 싱가포르 등의 선물거래소들이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어 거래종목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활성화에 필요한 충분한 물량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싱가포르 상품거래소도 지난 90년대에 커피거래를 시도했으나 물량부족으로 실패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