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총리 카드'를 놓고 여권이 연일 시끄럽다. 최근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김혁규 비토론'이 세력을 얻어가자 청와대측이 지도부 문책론까지 시사하는 등 차기 총리지명 문제가 자칫 당ㆍ청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열린우리당 문희상 당선자는 28일 "김혁규 총리 문제는 여당 지도부의 시험대로서, (잘못될 경우) 총체적으로 책임질 일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ㆍ청간 채널로 인정한 문 당선자의 이같은 발언은 '김혁규 카드'에 대한 여당 내부의 일부 반발에 대한 청와대측의 경고 메시지가 담긴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문 당선자는 "대통령의 인사권은 본질적으로 선을 넘어서는 안되는 것"이라며 "예전 같으면 이런 인사동의안 문제가 잘못될 경우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사표를 썼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유시민 의원 등이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고 있지 않느냐"며 총리 인준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전대를 통한 지도부 재편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신기남 의장이 바로 전날인 2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김혁규 카드'를 적극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당내 돌출행동을 자제토록 당부한 것은 청와대측의 이같은 불쾌한 시선을 의식한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소장파를 중심으로 20여명의 당선자들이 '김혁규 총리론'의 재고를 주장하는 등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자유로운 의사표현마저 힘으로 제압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당선자 워크숍, 노 대통령과 당선자 전원의 청와대 만찬회동 등이 잇따라 열리는 29일이 논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