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은 요즘 중요한 행사때마다 "관광레저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늘릴 수 있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관광레저산업 육성론'을 설명하는 박 회장의 목소리엔 더욱 힘이 들어간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청와대 회동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 같다. 재계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박 회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청와대 모임에서 "정부의 10대 성장 동력산업에 관광레저산업을 추가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10대 성장 동력산업이란 디지털 TV방송, 디스플레이, 지능형 로봇, 미래형 자동차,차세대 반도체, 지능형 홈네트워크, 차세대 이동통신, 디지털 콘텐츠, 차세대 전지,바이오신약ㆍ장기 등을 말한다. 박 회장은 "성장동력산업 지정이 정보기술(IT) 분야에 집중돼 있는데 실질적인 성장이나 고용창출 효과가 다른 분야보다 훨씬 큰 관광레저와 문화산업에도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이런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선진국형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하는데 관광레저 및 문화산업 육성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은 '관광객 5백만명이 추가로 들어오면 일자리는 40만개가 늘어나고 관광레저산업의 경우 투자금액 10억원당 고용 창출력이 제조업의 2배를 넘는다'고 수년 전부터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실제로 최근 한 사석에서 "프랑스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은 서비스업 비중이 70% 안팎인데 우린 고작 50%선에 불과합니다. 이래선 선진국으로 가기 어렵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는 곳마다 '관광레저산업 육성론'을 설파하는 그의 노력이 언제쯤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