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국회의장이 16대 국회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28일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정계에 입문한지 37년만이다. 방한 중인 즈엉 리화 베트남 부주석을 접견한 것이 국회의장으로서 그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박 의장은 접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37년 정치인생활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느라 무리를 했는지 몸살이 났다"며 "병원에서 링거주사를 맞다가 마지막 일정을 위해서 집무실을 지켰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1967년 이기택 의원 비서관으로 국회에 첫발을 디뎠다. 81년 11대 총선에서 첫 금배지를 단 뒤 부산 동래에서만 내리 6차례 당선됐고, 2002년 7월 16대 국회 후반기 의장에 취임했다. 그는 93~94년 김영삼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 재임기간을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손꼽았다. 지난 3월12일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처리했던 순간 또한 그의 주마등을 스쳤다. "짧은 시간에 고문당하듯 고통받았다. 영원히 내 머릿속에 남을 것 같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