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항만, 동북아 물류 허브 된다..장승우 <해양수산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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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각 신문의 경제면에는 우리의 경제상황을 둘러싼 어두운 소식이 주를 이룬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연일 치솟는 국제유가 급등 소식은 경제주체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고,수출과 더불어 우리 경제의 양대 버팀목인 소비는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주변국들의 상황은 달라 보인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실질 구매력 기준)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성장 과열을 우려해 정책적으로 숨고르기를 해야 할 정도다.
이웃 일본도 상황이 많이 나아져 10년 불황의 터널을 지나 재도약을 준비할 태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당장 뭔가 눈에 보여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인지 '동북아물류허브 비전'이 구호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걱정과 회의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동북아물류허브 비전은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을 잘만 이용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간 간과돼 왔던 우리나라의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동북아물류허브 비전의 토대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거미줄 같은 항로가 있고,세계 5위의 부산항과 새롭게 부상하는 광양항이 있다.
또 물류 효율화를 뒷받침하는 정보기술(IT)은 세계 최고를 자부하고 있다.
항만을 단순하역·선적 위주의 화물 반출입 공간을 넘어 조립,가공 등 부가가치활동이 이뤄지는 종합적 물류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부산항과 광양항을 대규모 물류단지를 갖춘 최첨단 항만으로 확충하고 있다.
따라서 동북아의 거대 소비시장을 겨냥한 기업의 입장에서 부산항과 광양항이 훨씬 더 매력적인 물류기지가 될 것이다.
특히 우리 항만을 이용하게 되면 30% 이상의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일본 기업의 경우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여건에서 정부는 동북아물류허브 구축을 위해 각종 정책수단을 집중하고 있다.
부산항과 광양항을 '물류하기 좋은 항만'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4월에 강성 노조의 대명사로 인식됐던 항운노조가 항만물류협회와 함께 노·사·정 평화선언을 갖고 분규 없는 항만임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올 하반기에는 부산항과 광양항을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해 국내외 기업에 중국 등 경쟁국보다 나은 사업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제 행동만이 남았다.
본격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올해 말까지는 부산항과 광양항의 항만자유무역 지역에 5∼6개 외국 기업 물류기지를 유치할 것이다.
우리 항만이 동북아경제의 심장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