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 한국법인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사의 경우 매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한국법인의 실적은 좋지 않아 전체 매출에서 한국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 2002년에 비해 작아졌다. 30일 시장조사업체 KRG가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IT기업 12개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본사 매출은 전년에 비해 9.2%가 증가했지만 한국법인 매출은 오히려 4.3% 감소했다. 조사대상 12개 기업 중 한국HP 한국EMC SAP코리아 등 3개사는 매출이 늘었지만 한국IBM 한국썬마이로시스템즈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한국오라클 인텔코리아 한국CA 등은 매출이 줄었다. 특히 모토로라코리아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 한국유니시스 등은 매출이 30% 이상 감소하는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본사 전체 매출에서 한국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하게 줄고 있다. 모토로라코리아의 경우 지난 2001년 본사 매출의 1.8%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0.9%에 그쳤다. 한국HP도 2001년 2.4%에서 지난해 2.0%로,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0.8%에서 0.5%로 내려앉았다. 한국유니시스 인텔코리아 SAP코리아 등도 본사 대비 매출비중이 줄어드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법인들은 수익성에서도 본사와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 12개 기업 본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98.9%나 늘어난 3백76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12개 기업의 한국법인 영업이익은 지난해 7천7백만달러로 2002년 1억6천만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모토로라코리아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마이크로소프트 SAP코리아 한국CA는 영업적자를 냈다. KRG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을 중심으로 IT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나 한국에서는 내수 침체가 계속되고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아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