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만도가 거대기업 삼성.LG전자를 상대로 특허권을 행사하려다 돌연 '역풍'을 맞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치냉장고 특허료를 받기 위해 양사를 상대로 법적대응 및 협상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게 된데다 두 회사가 일제히 에어컨 특허권 침해중지 소송을 내세워 맹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허분쟁의 발단은 지난해 10월 위니아만도가 LG전자에 "특허 침해를 중단하거나 특허료를 내라"는 경고장을 발송하면서부터. 위니아만도는 때마침 위트 센추리 신일산업 등과 3년에 걸친 소송 끝에 김치냉장고 딤채의 "2룸 저장고 상부개폐방식(2개의 저장고를 갖추고 위에서 문을 여는 방식)"에 대한 특허권을 인정받은 터였다. LG전자는 이에 "인정할 수 없다"며 특허무효 소송으로 맞섰고 위니아만도는 곧바로 LG전자를 상대로 김치냉장고 생산 및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특허권 침해행위중지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그러나 가처분신청에서 LG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생산을 중단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 아닌만큼 LG전자의 특허 침해 여부는 본안 소송에서 가리는 것이 낫겠다는 이유에서다. 느닷없는 특허소송에 기분이 좋을리 없는 LG전자가 당장 반격에 나섰다. LG는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법에 "위니아만도가 에어컨 풍향조절 기술 등 LG전자의 특허 7∼8개를 무단 사용했다"며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위니아만도와 김치냉장고 특허 관련 로열티 재협상을 벌이던 삼성전자가 위니아만도를 상대로 에어컨 관련 특허권 소송에 나섰다는 점도 감안됐다. 위니아만도로서는 양대 가전메이커가 에어컨 특허를 앞세워 역공에 나서자 "김치냉장고 특허료를 요구한데 대한 거대 기업의 보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0년 넘게 해당 기술로 에어컨을 생산해왔는데 이제 와서 소송을 제기하는 의도가 뭐겠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물론 삼성과 LG는 김치냉장고 특허 분쟁과는 무관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1998년 에어컨 특허를 침해하지 말라고 경고를 했는데도 변화가 없어 소송을 제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에어컨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일부 중소업체들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무단도용하려는 것으로 감지돼 이들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위니아만도에 소송을 낸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가전업체에 불과한 위니아만도가 특허료를 요구한데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실력 행사를 한 것 아니겠느냐"며 "양사는 위니아만도가 소송을 취하하지 않거나 협상이 순조롭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또다른 특허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오상헌·임도원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