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원채(40)씨는 인터넷을 통해 하루 8백kg~1t가량의 김치를 판다. kg당 판매가격이 평균 2천4백원이니 하루 매출은 대략 2백만원 수준. 여기에서 냉동팩 박스와 택배비등 비용을 제외하면 25%정도가 그의 손에 떨어진다. 그는 인터넷 판매를 시작하면서 잘 나가는 디지털 상인들의 영업방식을 꼼꼼히 관찰 수용해 이제 인터넷 김치시장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옥씨가 온라인 김치 판매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당시 그는 사업 실패로 살던 집마저 경매로 넘어간 어려운 상태였다. "양말 스타킹 등을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조달해 판매했는데 유통망을 뚫지 못해 결국 주저앉았지요. 빚만 2억원 남아 주위 사람들까지 등을 돌렸을 때는 정말로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실의 속에 몇 개월 보낸 그는 2003년 2월 전라북도 서수면에 있는 흥부김치 사장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옥씨는 흥부김치 사장과 소주잔을 나누게 됐고 이에 흥부김치 사장은 옥씨을 딱하게 여겼던지 "김치를 대줄테니 한 번 팔아보라"고 제안했다. 옥씨는 옥션에 'isuk1220'를 ID를 등록,'지푸라기를 잡는'심정으로 김치를 팔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적은 신통찮았다. 영업에 관한한 내로라하는 베테랑이라고 자신했지만 인터넷에는 초보자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는 옥션에서 판매를 잘하는 파워셀러들에 관심을 갖게됐다. 그들은 어떻게 팔 고 있는 지 궁금해서 사이트를 꼼꼼히 관찰했다. 상품이미지 게시하는 방법,설명요령,성공 수기등 을 밤을 새워가며 보고 연구했다. 그는 당시를 "어깨가 뻐근해질 정도로 쇼핑몰등 사이트화면을 쳐다봤다"고 전했다. 그렇게 3달쯤 지나자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3개월만에 파워셀러에 올라선 후 국내산 김치판매부문 랭킹 1∼2위를 한번도 놓친적이 없다. 올들어 종합쇼핑몰 인터파크가 그의 입점을 권유했을 정도다. 그는 인터넷 영업에서 사이트 관찰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하루에 3∼4시간씩 화면을 들여다 본다. 모든 구매 활동이 화면에 나타나므로 화면을 잘 보면 구매패턴을 알게 되고 고쳐야할 점들이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그는 경매 마감일을 월 화 수에 집중 배치시킨다.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네티즌의 구매가 월 화 수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매에 올린 제품들은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차츰 페이지뷰의 앞쪽에 위치하면서 노출효과가 높아진다. 김치는 제품특성상 불만이 나오기 쉽다. 취향에 따라 요구사항도 많다. 그는 평균적인 입맛을 겨냥해 제품을 내놓되 갖가지 요구사항에는 '맞춤서비스'로 대응한다. 다양한 요구에 응하다보니 이젠 자신이 '김치전문가'가 됐다. 아침에 공장에서 김치냄새만 맡아도 고객반응을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그는 귀띔한다. 신속배달은 고객의 찬사와 불만을 마지막으로 결정하는 요소다. 옥씨는 주문당일 배송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택배사의 수거마감시간을 오후 4시에서 7시30분까지 연장시켰다. 예전에 터득한 사업수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