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빠진 동대문에서 독특한 아이템으로 '나홀로 성장'을 계속하는 업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핸드프린팅 의류업체 '셀타'. 청바지나 티셔츠에 특수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파는 곳으로 거의 전량 미국,영국,일본 등10여개국에 수출하며 월 9천만원 매출을 올린다. 디자인과 재료를 전수해주는 형태의 체인점이 국내외 60여 곳에 이른다. 부업이나 창업을 위한 아카데미도 운영중이다. "'디자인의 힘'이 큰 것 같아요.한국사람 특유의 세밀한 손재주를 믿고 한 아이템만 파고들어 몇년간 노하우를 쌓아 디자인이 독특하지요" 고미자(45) 대표는 13명의 디자이너들이 하루 종일 디자인에 매달려 한달에 1백 여개가 넘는 새로운 도안을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가 핸드프린팅 사업을 시작한 것은 4년전. 2000년 동대문 상가 지하에서 점포 하나로 핸드프린팅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영국과 호주에서 수년간 살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팔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사업의 벽은 높았다. 당시 청바지 도매 가격은 2만원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9만원짜리 청바지는 무모하다시피 했다. 고씨는 제품이 소비자들이 갖고 싶어하는,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디자인 책을 보고 공부하느라 하루 2시간이상을 자지 않았어요.세계 40여개국을 돌아다니며 온갖 디자인 서적을 탐독했습니다" 고 대표는 해외에서 익힌 영어가 바이어들을 친구로 만드는데 큰 힘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렇게 다져진 노하우 덕에 셀타의 티셔츠는 한장에 도매가 최하 7만원,청바지는 15만원에 팔린다. 바이어들은 일반 매장서 2배 높은 가격을 붙여 팔아도 찾는 손님이 많아 가격을 문제삼지 않는다. 올초 홍콩서 열린 패션 위크에서는 1백20억원이 넘는 주문이 들어오는 대박을 터뜨렸다. 셀타 핸드페인팅의 수준과 독특함을 알아본 해외 바이어들이 몰렸지만 물량이 달려 상당수 거절해야했다고 한다. 바지 한장에 그림을 그리는데 최소 1∼4시간은 걸리기 때문. 지금은 대량생산에 필요한 노하우를 개발해 7월 전시회를 대비하고 있다. 고 대표는 셀타의 디자인을 주니어의류와 선물용품으로 확장 적용시킬 계획이다. 유니폼과 가구에 응용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이제는 어떤 독특한 아이템으로 품질을 살리느냐가 관건인데도 동대문 상인들은 자꾸 가격 경쟁만 하려고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과감히 세계 시장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자사의 디자인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루이비통같은 명품 별거 아니라고 봐요.2년안에 그에 못지 않은 브랜드를 만들겠어요" 그의 포부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