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김준기 회장이 아남반도체 주식 1백79만주(1.42%)를 사들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계 투기자본의 유입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평가와 함께 동부전자와 아남반도체간 합병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주식수를 미리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아남반도체 관계자는 31일 "동부그룹의 계열사 지분율이 평균 50% 이상인 데 반해 아남반도체는 그룹의 보유지분이 30%대를 밑돌아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도 "아남반도체의 향후 전망이 밝아 외국계 투기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최대주주가 이에 대비하려고 개인적으로 매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권 안정을 위한 통상적인 매입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아남반도체 주가는 김 회장의 지분 매입 소식에 힘입어 전날보다 1.05% 상승한 3천3백75원에 마감됐다. 동부건설은 지난 29일 공시를 통해 21일부터 아남반도체 지분 1.42%를 사들여 지분율을 3.35%로 늘렸다고 밝혔다. 동부그룹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계열사 보유 지분율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실제 김 회장을 비롯해 그룹 차원의 지분율은 지난 1분기를 기준으로 동부건설 71.39%,동부화재 52.83%(2003년말 기준),동부제강 47.1%에 달한다. 이에 반해 동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아남반도체 지분은 현재 28.04%에 불과하다. 외국인 투자자의 비율은 지난 28일 현재 골드만삭스 4.59%,앰코사 3.64% 등 13.73%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지분 매입에는 동부전자와 아남반도체간 합병과정에서 발생할 주식매수청구권 수를 줄이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