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의 주식 매도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증시에서는 '연기금이 시장을 죽이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연기금은 거래소시장에서 5백6억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하고 1백74억원을 매수해 3백3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5일째 '팔자'를 지속했다. 최근 5일간 연기금의 순매도 금액은 1천4백30억원으로 투신(순매도 8백22억원) 증권(1천1백억원) 보험(5백10억원) 은행(1백75억원) 등 다른 기관투자가보다 많은 규모다. 증시 관계자들은 "최근 기관들의 매물이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현상의 장본인은 연기금"이라고 지적했다. D증권사 한 지점장은 "정부가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를 유도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연기금의 주식 매수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일반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기금이 이달 들어 주식을 계속 처분하고 있는 것은 장세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기금 자금을 위탁 운용하고 있는 한 투신사 임원은 "일부 연기금이 주식형펀드의 주식 비중을 축소하라고 지시하거나 펀드를 환매하고 있다"면서 "연기금 자금 집행자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