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김희경 주부(38)는 점심때쯤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퇴근 후 삼겹살파티를 열자는 것. 하지만 17개월짜리 아이를 두고 장을 보는게 여의치 않았다. 사려는게 식품이라 약간 미심쩍었지만 인터넷 장보기에 나섰다. 김씨가 LG인터넷 수퍼마켓(www.lgesuper.com)을 클릭한 후 목록에 적힌대로 삼겹살과 야채 등을 쇼핑하는 데는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정오 할인시간대라 20% 할인혜택도 봤다. 총 쇼핑금액 3만3천2백24원은 카드로 결제했다. 쇼핑액이 3만원을 넘으면 배달도 공짜다. 물품은 쇼핑을 한지 두시간쯤 후인 2시30분께 현관에 도착했다. 불황이 지속되자 '사이버장보기'가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슈퍼마켓은 그동안 '짬'을 내기 힘든 젊은 주부들이 주 이용객이었으나 최근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 주부들도 즐겨 찾고 있다. 일반 매장과 똑같이 요일ㆍ시간별로 할인행사를 개최하고 있어 웹서핑으로 보다 쉽게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도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 인터넷매장을 앞다퉈 오픈하고 있다. 지난 2002년 10월께 첫매장을 연 LG인터넷수퍼는 현재 매장이 49개로 증가했다. 지난달 말엔 CJ홈쇼핑이 농협 하나로클럽과 제휴, CJ몰 슈퍼마켓 2호점을 오픈했다. 2호점 오픈으로 서비스 가능지역이 서울전역을 비롯해 과천 군포 안양 등으로 확대됐다. 현대백화점 삼성플라자 홈플러스 등도 매장이 위치한 지역에 인터넷슈퍼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인터넷슈퍼마켓은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으로 운영되는 '지역형 쇼핑몰'이다. 각 점포를 거점으로 반경 5km 이내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배송지연과 식품의 신선도 유지 등에 곤란을 겪어온 기존 인터넷몰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인터넷슈퍼에서는 쌀과 유아용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품질차이가 크지 않고 유아를 돌봐야 하는 주부가 주 고객층이기 때문이다. 반복구매가 늘며 즉석식품 김치 등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루 배송횟수는 평균 2∼4회로 운영된다. 배송료는 구입액이 3만원 이상이면 무료, 3만원 이하면 2천원이 부과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