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음식유통 '돈脈 비즈니스'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일본에서 음식산업이 팽창하면서 신종 유통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
생선특송, 음식재료 맞춤배달, 식당 주인만 상대하는 할인점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먹거리 시장 규모는 77조엔 정도(2002년 노무라증권 추산).
그러나 유통구조가 낙후돼 있어 사업기회가 많다.
특히 외식시장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개인 식당들의 재료 조달문제를 해결해 주는 비즈니스가 유망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닛케이비즈니스 최신호(5월31일자)가 신종 업태 네 가지를 소개했다.
◆ 생선 특송 =특송업체 야마토운수는 2003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 매출이 처음으로 1조엔을 돌파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은 생선배달.
전국 바닷가에 위치한 50개 도매상에서 오전 5시에 물건을 받아 주요 물류센터에 집결시킨 후 항공 트럭 등의 배송망으로 전국 요리집 4백50곳에 오후 4시까지 배달해준다.
상품이 생선이라는게 특이할 뿐 배달 방식ㆍ요금 기준은 일반 상품과 똑같다.
야마토운수의 정확성ㆍ스피드ㆍ물품 보존 노하우가 생선 배달에서도 빛을 발한 것이다.
5천∼8천엔어치를 주문할 때 배송료 1천4백엔만 내면 산지 가격에 싱싱한 생선을 받아볼 수 있어 요리집들이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영업개시 2년만에 연평균 수입 5억엔.
전국 개인식당들이 사들이는 음식재료 시장이 6조엔 규모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
◆ 음식재료 맞춤 배달 =금형부품회사 미스미는 요즘 기계부품이 아니라 닭고기 쇠고기를 팔아 재미를 보고 있다.
개인 식당들이 주문하는 형태로 고기를 손질해 조리 직전 상태로 배달해준다.
미스미가 음식재료 배달에 손을 댄 것은 1995년.
제조업 공동화로 기계부품만으로는 먹고 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개인식당들이 재료 손질하는 것을 귀찮게 여긴다는 점과 생산을 표준화하면 음식재료도 기계부품처럼 '찍어낼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기계부품 생산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 가공은 2백여개 업체에 위탁하고 주문은 외부 콜센터에 아웃소싱했다.
덕분에 직원 10명으로 연 매출은 20억∼30억엔짜리 사업을 꾸려간다.
◆ 주류 양판점 =가전 양판점 비쿠카메라는 지난해 11월 가전이 아니라 포도주 '보졸레누보'로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하루만에 1만병, 15억엔어치를 팔아치웠다.
사업 방식은 가전양판과 똑같다.
와인 맥주 소주에 이르는 모든 품종 및 상표를 일반 매장보다 싸게 파는 것이다.
1개 매장에서 취급하는 주종이 5천가지에 이르고 희귀 품종도 많아 손님이 몰린다.
이 회사는 PC 마진이 급격히 떨어지자 22개 매장중 11개 매장에서 술 장사를 시작했다.
술은 가전제품처럼 가격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상하지 않기 때문에 가전 유통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데 착안했다.
◆ 회원제 할인점, 식당주인 대상 =할인매장 메트로에는 10㎏짜리 돼지고기, 35㎏ 치즈 등 포장 단위가 큰 식료품이 가득하다.
손님들은 길이 2m에 육박하는 카트를 끌고 거대한 창고를 누비며 음료수와 채소를 박스째 담는다.
규모가 유별나게 큰 이유는 타깃 고객이 식당 주인이기 때문이다.
이 매장은 프랑스 회사 메트로가 지바현과 사이타마현에 문을 연 '식당주인 전문 원스톱 쇼핑 매장'이다.
자영업자들을 겨냥, 식료품에서 조리기구까지 1만4천가지 상품을 갖다놓고 오전 6시부터 장사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무슨 카트가 이렇게 크냐'고 생소해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2년만에 회원 수가 3만명에 육박하고 매일 식당주인이 1천명씩 다녀간다.
수도권에 적어도 10개 매장을 낼 계획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