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이 여권의 '뉴스메이커'로 부상하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 의원은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와의 창구역으로 지목된 뒤 당내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현안에 대해 여권 핵심의 메시지를 당에 전달하는 형식을 빌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기남 당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가 무안해할 정도다. 문 의원은 최근 청와대가 김혁규 의원의 총리지명을 기정사실화한데 대해 소장파가 반발하자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지도부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그간 초미의 관심사였던 당ㆍ청 고위정무회의와 고위당정회의 정례화도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는 야당의원의 청와대 초청건도 언급했다. 당 안팎에서 "과거 정무장관을 뺨칠 정도"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 의원은 최근들어 소장파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당에 문 의원 밖에 없느냐." "공식채널을 만들고 문 의원은 물러나라"는 볼멘소리가 소장파 사이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당ㆍ청 고위정무회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가다듬어 정식으로 발표하려 했는데…"(천 대표)라는 지도부의 곱지 않은 시선까지 받고 있다. 문 의원은 자신에게 비호의적인 당내 분위기에도 할 일은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무수석이 없어진 마당에 누군가는 이 역할을 해야 하고 노 대통령과 청와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자신이 나설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논리에서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