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임원인 K씨(40)는 최근 새로운 시력교정술인 '에피라식'(epilasik)으로 시력을 찾았다. 그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각막이 얇아 라식 수술을 받을 수 없었으나 차세대 시력교정술인 '에피라식' 덕택에 30년간 착용해온 안경을 벗게 됐다. 야간 빛 번짐 등 기존 라식 수술의 단점을 해결한 에피라식이 새로운 교정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안과병원들도 에피라식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 각막 상피만 벗겨내기 때문에 부작용 적다 =1990년 라식 수술을 개발한 그리스의 펠리 카리스 박사가 라식 수술의 단점을 보완해 개발한 것이 에피라식이다. 시력교정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들은 △수술 후 시력의 질 △안구 건조 △야간 빛 번짐 현상 등 합병증을 우려한다. 에피라식은 각막 손상이 적은 라섹 수술과 회복이 빠른 라식 수술의 장점만을 모아 기존의 시력교정술 합병증 위험을 대폭 줄이고 안전성을 확보했다. 에피라식은 안과 전문의들로부터 '레이저 시력교정술의 완결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피라식과 기존 라식수술의 가장 큰 차이점은 레이저를 쬐기 전에 벗겨내는 각막 꺼풀(flap)의 두께 차이다. 기존 라식수술은 각막의 상층부를 1백30∼1백60 마이크로미터(㎛)의 두께(각막 상피+각막 실질 일부)로 잘라내 꺼풀을 만들 뒤 각막 실질에 레이저를 쬐어 원하는 시력을 얻은 다음 꺼풀을 닫는다. 이에 반해 에피라식 수술은 '에피케라톰'이라는 기구를 사용해 각막 상피조직만으로 된 꺼풀을 50㎛ 두께로 만들어 젖혀내고 각막 실질에 레이저를 쬔 뒤 꺼풀을 닫는다. 에피라식은 각막 실질은 그대로 두고 각막 상피만으로 꺼풀을 만드므로 기존 라식수술처럼 꺼풀을 만들 때 일어날 수 있는 야간 시력 감소, 빛번짐 현상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다. 물론 기존 라식수술도 부작용이 5% 미만에 불과하지만 수술을 하고 싶어도 자신이 5%에 포함될 수 있어 그동안 수술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에피라식을 할 때 벗겨내는 각막 상피조직은 자체 재생능력이 있어 수술 중에 파손되더라도 2∼3일 정도 지나면 재생되므로 수술이 그만큼 안전하다. ◆ 각막 얇은 사람도 시술 가능 =에피라식의 최대 장점 가운데 하나는 시술 대상이 넓다는 점이다. 각막 두께가 얇거나, 야간동공 크기가 크며, 안구건조 증상이 심해 기존의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받을 수 없었던 사람들도 에피라식 시술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백내장 녹내장 등 안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에피라식은 물론 시력교정술 자체를 받아서는 안된다. 또 안경 도수로 마이너스 9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 환자는 수술 후 각막이 혼탁해질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근 에피라식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최우정 강남예안과(www.yeeye.co.kr) 원장은 "기존 시력교정술의 부작용인 야간시력 저하, 야간 빛 번짐, 안구 건조증 등의 문제를 해결한 에피라식이 라섹과 라식 수술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