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바람'을 넘어 이제 완전히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웰빙은 각종 산업의 리모델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패스트푸드 음식점의 메뉴를 바꾸는가 하면 콜라 등 탄산음료 시장을 흔들어 놓는다. 또 웰빙족을 겨냥한 새로운 가전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친환경소재 제품들이 인기를 누린다. 웰빙열풍시대,시장흐름과 업계를 주도하는 상품들을 찾아본다. 웰빙시장 최근 경향=생활용품과 식음료 업계에서는 이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아 건강 비결과 먹거리 선택법과 같은 '웰빙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태평양 송염치약은 '출동! 치아건강 119구조단'을 선발,서울 시내 주요 식당가를 돌면서 '식후 30분 내 양치하세요' 캠페인을 벌였다. 치의대,치위생학과,비서학과 재학생들로 구성된 119구조단은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을 '입냄새 측정기'로 체크한 뒤 올바른 양치법과 치아관리법을 알려줬다. 또 3분간의 양치시간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양치 체조 등 다양한 치아건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부터 8세까지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양치질법 등을 알려주는 '페리오 키즈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유아기에 형성된 올바른 구강 보건습관이 어른이 된 후에도 구강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건강식품 브랜드인 CJ뉴트라는 지난 3월부터 백화점을 돌며 무료 생식 클래스를 열고 있다. 비린 맛 때문에 생식을 꺼렸던 소비자들에게 샐러드 드레싱,야채주스 등 생식가루를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인 비쉬(Vichy)는 '우리 아이 자외선 보호 캠페인'을 피부 건강주간인 5월 둘째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알로에 전문기업 남양알로에는 지난4월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남양알로에 웰빙 행사장'을 개최해 피부 상담을 해준 후 이 회사가 내놓은 과민성 피부 개선제 '아토알로에'를 무료로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웰빙족을 겨냥한 각종 강좌나 이벤트도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전통음식 상설강좌가 대표적인 예.전통음식 기능보유자의 지도로 실습 위주 교육이 이뤄지는데다 재료비만 부담하면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시민들의 웰빙 욕구에 부응한 '슬로 푸드' 강좌를 잇따라 개설한 데 이어 새로운 여가 선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웰빙전도사 역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세곡동, 자곡동,서초구 내곡동 신원동,서대문구 홍제동,성북구 정릉동에 각각 전통음식 상설교육장을 마련해 운영하는 전통음식 강좌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밀간장 두부 된장,고추장 토속주,김치 장아찌,텃밭김치,전통떡,한과 만들기 등 6개 강좌가 6월말까지 운영된다. 조숙자(간장),김복인(고추장),강순의(김치)씨 등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기능보유자들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는 이와 함께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92년 '도심속 텃밭 만들기'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가족 단위의 여가생활 패턴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의 성공을 바탕으로 각 지자체가 각 지방의 농업기술센터와 손잡고 운영하는 주말농장에 참여하는 국민은 전국적으로 100만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웰빙' 바람을 타고 친환경농산물 생산량과 생산농가도 급격히 늘고 있다. 최근 농촌경제연구소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1/4 분기(1∼3월)중 정부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량은 8만2725t으로 전년 동기(5060t)보다 15배나 크게 늘었다. 이들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수도 3월말 현재 2만4364호로 전년 동기(1만4180호)보다 배가량 증가했다. 지난 2003년 한해동안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량은 총 36만5203t,생산 농가수는 2만3302였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수 역시 99년 1306호 2000년 2448호 2001년 4678호등이었던 것이 2002년들어 1만1892호로 크게 늘었다. 보통 농산물의 경우 재고가 없기 때문에 생산량과 소비량이 같은 것으로 본다. 따라서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이 늘었다는 것은 그 만큼 소비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창길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꾸준히 친환경 농산물 소비가 늘어왔지만 최근 몇년전부터 보다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려는 '웰빙' 바람이 불면서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생산과 소비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올해 이런 추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주도 제품=빙그레의 '내몸사랑 발아현미우유'는 발아현미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과 기능적 우수성을 우유에 접목시킨 제품.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자연식을 선호하고 균형잡힌 영양상태를 요구하는 현대인의 요구를 반영해 전략적으로 개발돼 다소 주춤거린 기능성 우유 시장의 제2의 돌풍을 주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 제품의 주원료인 '발아현미'는 씨눈에 적정한 수분과 온도를 제공해 싹을 틔운 것으로 발아과정을 통해 호분층(쌀을 둘러싸고 있는 표피층)이 연화돼 맛이 좋고 고분자들이 저분자로 분해돼 소화흡수가 쉽다. 서울우유의 '비요뜨'는 요구르트 원래의 맛을 살려 오랫동안 먹어도 식상하지 않도록 개발됐으며 씨리얼에는 귀리,아몬드등 5종의 곡류를 첨가해 영양을 높였고 식사 대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미노산 음료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롯데칠성의 '플러스 마이너스',동아오츠카 '아미노 밸류',한국코카콜라 '187168',일화 '아미노 서플라이어'에 이어 해태음료의 '아미노 업'과 한국야쿠르트의 '아미노 센스'가 가세하면서 시장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비타민 음료시장 역시 과열 양상이다. 광동제약의 '비타500'출시 이후 30여개 업체들이 경합을 벌이면서 비슷한 상표 사용으로 분쟁까지 빚어지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업그레이드 윌'은 고기능성 발효유 '윌'을 리뉴얼한 제품. '장은 물론 위까지 생각한 발효유'라는 컨셉이 소비자들에게 적중,히트상품으로 자리잡으며 발효유 시장을 이끌고 있다. '윌'은 위궤양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억제하도록 개발돼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현재 하루 67만개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윌'에는 헬리코박터균이 위벽에 부착하는 것과 이 균이 위에서 증식하는 것을 억제하는 2종의 유산균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유산균 1종 등 모두 3종류의 유산균에 복합항체,차조기 등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기능성 물질이 들어있다. 최근에는 로타,칼리시 등 일부 바이러스와 대장균,쉬겔라 등 세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면역항체와 유산균을 첨가,기능성을 보강했다. '휘트니스 드링크'의 원조격인 씨제이의 '팻다운'의 판매량도 놀랍다. 헬스클럽을 중심으로 웰빙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인기 음료로 자리잡은 팻다운은 체지방 제거를 촉진시켜 균형 잡힌 몸매를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평가다. 계속되는 웰빙 바람에 지금까지 1570만병,183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