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한 황우석 서울대 교수는 "복제기술을 질병 치료에 실용화하는 데 대한민국이 세계 선두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유전학 정책협회(GPI)와 유엔 아주그룹법률고문단회의가 유엔에서 주관하는 회의에 기조 연사로 참석하기에 앞서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분야의 기술은 세계가 시샘할 만큼 한국이 앞서 있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유엔에서 한국 과학자가 기조연설하는 것은 처음이다. 연설 내용을 요약한다면. "치료용 인간배아복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이 난치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치료용으로 인간배아를 복제하는 연구가 이들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세계 과학자들에게 분명하게 알리고 싶다. 그러나 인간을 복제하는 연구는 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다는 점도 강조할 것이다. 소나 돼지 같은 동물을 이용해 수만번 실험해 본 결과 인간 복제는 엄청난 부작용과 결함을 초래하기 때문에 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다. 한국 과학자로서 그런 의도를 갖고 있지도 않다." -인간 복제 기술을 실제 치료용으로 활용하는 데는 어느 정도 걸릴 것으로 보는가. "10년 이내에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영국 같은 나라에서 시샘할 정도로 이 분야에선 한국이 앞서 있다. 한국이 실용화를 완벽하게 성공시키는 시점까지 선두를 놓치고 싶지 않다. 국민이 성원해 준다면 자신있다. 그렇게 되면 의학산업에서도 신기원을 이룰 것이다." -사람의 난자를 이용한 연구를 중단한 상태인데 재개할 계획은. "생명 윤리에 대한 논란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실험을 중단했지만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면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에선 이미 치료용 연구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반대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도 의견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한 후 한국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달라졌다는데. "미국 대통령의 과학기술 고문이 찾아 오고 유럽연합의 장관들도 왔다 갔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특별한 대접을 해주는 것 같다. 오는 9월2일부터 3일까지 서울에서 줄기세포 심포지엄을 개최하는데 세계의 유명한 과학자들이 많이 참석한다. 과학 외교의 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