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너무나 바쁩니다. 언론사에서 취재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뉴욕의 허드슨 강변이 내려다보이는 세계금융센터에 자리잡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홍 보담당 부사장인 나카마 자코보비치는 국제유가가 배러당 40달러를 넘나들면서 취재 요청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실제 뉴욕증시는 국제유가에 따라 출렁이고 있다. 배럴당 40달러를 넘었던 유가가 지난달 27일 고개를 숙이자 주가는 급등했고 28일 다시 40달러를 넘어서자 주가도 주춤거렸다. 1일 오전10시 뉴욕상품거래소가 문을 열자마자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물은 배럴당 42달러를 돌파했다. 이 소식은 곧바로 증시에 부담을 줘 다우지수가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유 선물이 뉴욕증시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주식 투자자들은 투자를 결정하기에 앞서 뉴욕상품거래소부터 쳐다본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원유 선물은 하루에 2억배럴, 계약건수론 20만건을 넘는다. 거래는 1층 플로어에서 이뤄진다. 1층 플로어에는 거래가 직접 이뤄지는 원형의 링(Ring)이 8개가 있다. 각 링은 브로커들의 손짓과 몸짓, 거래 내역을 담은 종이쪽지로 시장바닥 같다. 거래내역을 전화로 전달받은 브로커는 손짓으로 거래를 한다. 손바닥을 바깥으로 내치면 매도, 안으로 감으면 매수한다는 뜻이다. 거래가 이뤄지면 1분 안에 거래 상품, 물량, 가격, 브로커의 이름을 적은 종이쪽지를 마치 종이 비행기 날리듯 링 안으로 던진다. 이 종이를 거래소 직원이 받아 전산으로 입력한다. 1층 플로어에선 원유 외에도 가솔린, 난방유, 천연가스, 전기, 백금 등이 거래된다. 그밖에 금, 은, 구리, 알루미늄 같은 귀금속은 2층 플로어인 COMEX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COMEX는 1994년 3월 뉴욕상품거래소로 통합됐지만 거래는 여전히 다른 플로어에서 별개로 이뤄지고 있다. NYMEX라는 이름이 탄생한 것은 1882년. 그 전까지만 해도 낙농업자들이 주로 계란을 거래하던 '버터 치즈 계란 거래소'라는 이름으로 운영됐었다. 경제적 수요가 늘어나고 통신수단이 발달하면서 상품거래가 급증, 세계 최대 상품거래소로 부상했다. 지난해 이곳에서 거래된 원유 선물은 4천5백만건이 넘었다. 원유 옵션(매입선택권)도 1천만건을 돌파했다. 단일 종목으로 거래가 가장 활발한 원유를 포함, 모든 상품거래는 1억4천만건에 육박했다. 2년 전에 비해 무려 34% 증가한 규모다. 플로어를 통하지 않는 전자거래(NYMEX ACCESS)도 1993년부터 가능해져 시장은 사실상 24시간 열려 있는 셈이다. 국제 유가가 불안한 상태를 지속하는 한 주식투자자들은 한시도 이곳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시선을 떼지 못할 것 같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