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천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세계 6위의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 휴대폰 제조업체인 팬택계열의 박병엽 부회장이 최근 독일의 경제신문인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1천2백만대였던 판매량을 올해는 2천만대로 끌어올리고 이중 절반을 팬택브랜드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3년 뒤에는 모든 제품을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델스블라트는 "한국의 모범적인 기업가 박병엽 부회장이 휴대폰 회사 팬택으로 유럽을 정복하려 한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박 부회장의 성공스토리를 1개면을 할애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맥슨전자에서 사원으로 근무하던 박 부회장은 지난 91년 장인 장모에게 빌린 돈과 은행대출금으로 무선호출기 회사인 팬택을 설립했다. 97년에 휴대폰생산을 시작했고 2001년에는 팬택앤큐리텔(당시 현대큐리텔)을 인수했다. 팬택계열은 휴대폰 업계에 진출한 지 8년 만에 전체 직원 3천5백명,연 매출 15억유로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경영인인 이성규 사장을 팬택 사장으로 스카우트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신문은 "거대 재벌들이 신생 업체의 시장진출을 어렵게 만들기로 유명한 한국에서 일어난 사실이라고 믿기에는 너무 멋진 이야기"라고 격찬했다. 이 신문은 또 팬택계열이 이미 30여개국에 수출하고 내수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음에도 박 부회장이 "우리는 이제 겨우 13년된 기업이고 아직 많은 결함과 부족한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겸허하면서도 완벽을 추구하는 리더의 모습"이라고 칭찬했다. 박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올해 유럽시장에 진출,2백5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고 프랑크푸르트에 유럽지사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지금까지 해온 것만 계속하기에는 저는 너무 젊다"며 대우종합기계 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델스블라트는 매일 15만부가 발행되는 독일 최대의 경제신문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