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디지털카메라 업계의 채산성이 과당경쟁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아사히신문은 2일 메이커간 소형화 고화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발비가 증가하는 반면 판매 경쟁으로 평균 단가는 떨어져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카메라 사진화질의 선명도를 나타내는 화소수는 지난 99년에 1백21만~2백만 화소가 주력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백1만~4백만 화소로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평균판매단가는 99년 대당 4만2천엔에서 지난해 2만5천엔선으로 크게 떨어졌다. 가격하락률은 지난해 평균 14%에 달했다. 올림푸스의 지난해 생산대수는 전년 대비 1.7배 증가했으나 평균 판매가격은 15% 하락, 디지털 카메라 사업부문 영업이익이 23%나 줄어들었다. 후지사진필름도 사정은 비슷하다. 코니카미놀타의 경우 판매대수가 1백% 이상 늘어났지만 단가는 40%가량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주요 메이커들은 올들어서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생산 및 판매를 대폭 확대하고 있어,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인하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캐논은 전년 대비 77% 증산할 계획이며, 소니(50%) 올림푸스(49%) 등도 생산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선두 업체들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판매 제품수를 줄이거나, 부품의 내부 조달 비율을 늘려 비용절감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소니는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부품의 사내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히트상품인 'T1' 모델의 경우 액정화면 반도체 전지 등 주요 핵심부품을 자체 개발, 50% 미만이던 부품의 사내조달 비율을 60%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지난해 박형 'EX-Z3' 모델을 히트시킨 카시오계산기는 고가 전략을 채택, 2002년 평균 2만8천엔이던 판매가격을 지난해 3만엔으로 올려 이익률을 높였다. 코니카미놀타의 경우 점유율 확대 대신 이익 확보를 우선키로 결정, 올해 생산량을 지난해와 똑같은 3백10만대로 동결했다. 고화질 고품질 제품에 주력, 이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세계에서 디지털카메라를 생산하는 업체는 40여개에 이르지만 일본산이 8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 일본 메이커의 생산대수는 지난해 4천3백41만대로 전년 대비 77%나 증가했다. 올 생산대수는 6천5백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