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실증사학의 거봉인 원로 역사학자 이기백(李基白)씨가 2일 오전 5시45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평북 정주 출생인 고인은 오산중학교를 나와 일본 와세다대 사학과에 재학 중 일본군에 징집돼 만주관동군에서 복무했으며 광복 후 소련군에 포로가 됐다가 귀국했다.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에 입학해 1년 만에 졸업했고 이화여대 교수,서강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동양사의 전해종,서양사의 길현모 차하순 등과 함께 '서강사학'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한림대 교수,이화여대 사학과 석좌교수를 지냈다. '국사신론''한국사신론''민족과 역사' 등의 저서가 있다. 학술원 저작상,인촌상,국민훈장 모란장,위암 장지연상,용재학술상 등을 받았다. 풀무농원을 설립한 농민운동가 이찬갑씨가 부친이고 국어학계 원로인 이기문 서울대 명예교수(74)가 동생이다. 유족은 부인 최연순씨와 장남 인성(서울대 불문과 교수·소설가),차남 인철씨(역사학자)가 있다. 빈소 삼성서울병원,발인 4일 오전 8시.장지는 천안공원이다. 3410-6910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