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적대적 M&A 위험 수위"] '어떤 기업들 거론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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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 기업이 발행한 주식중 43.6%(시가총액 기준)가 현재 외국인의 손에 들어가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외국인이 마음만 먹으면 대부분 상장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SK(주)는 이미 이같은 혼란을 겪었다.
소버린자산운용이 주식을 대량 매집, 경영권 간섭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 주총에선 간신히 경영권을 방어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하다.
대한해운은 지금 외국계 펀드로부터 적대적 M&A 위협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이나 현대산업개발도 최대주주가 외국계로 바뀌면서 M&A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각종 규제로 지분율 제한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어섰다.
외국인의 적대적 M&A에서 벗어났다고 안심할 수 있는 대기업이 없는 셈이다.
◆ '제2의 소버린' 잇달아 등장
전문가들은 현재 외국계 펀드 자금 중 유럽 쪽의 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외국계 펀드에 정통한 한 증권전문가는 "소버린이 SK㈜로 재미를 톡톡히 보자 이를 모방한 자금이 한국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며 "이 자금의 상당수는 유럽계"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한해운을 찍어 주식을 꾸준히 매집하고 있는 편리폰즈도 유럽계 펀드다.
앞서 대한해운 주식을 대량 매수한 골라LNG 역시 노르웨이 회사다.
최근 삼성물산 주식을 5% 이상 확보한 헤르메스는 영국계 자금이다.
국내 대기업 못지 않은 규모를 가진 펀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템플턴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템플턴은 17개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분이 10.03%에 달해 2대주주로 올라섰으며, 현대산업개발 지분율은 18.58%로 최대주주다.
중장기 투자를 지향하고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성향을 갖고 있지만, SK㈜ 주총 때 소버린자산운용의 손을 들어주는 등 M&A 추진세력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한다.
◆ 삼성전자도 M&A 타깃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은 회사는 상장 기업의 5%가량인 32개다.
국민은행 포스코 SK㈜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신세계 등 한국의 업종 대표주는 모조리 이에 해당한다.
외국인 지분율이 40%선을 넘은 기업은 SK텔레콤 LG전자 등 28개에 이른다.
상당수 외국계 펀드는 순수 투자목적의 중장기 펀드지만,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도 갖고 있다.
특히 겉과 속이 다른 것이 문제다.
소버린자산운용은 경영권에 관심이 없다고 하면서도 이사진 교체 등을 시도하며 사실상 경영권 쟁탈을 시도했다.
대한해운 주식을 매집한 골라LNG 역시 경영권을 가질 의도가 없다고 누차 밝혔지만,가스공사 전용선 입찰에 공동으로 참여하자고 요구하는 등 경영 간섭을 노골화하고 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