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수 비와 탤런트 송혜교는 광고계에서 '귀하신 몸'으로 통한다. 광고주의 모시기 경쟁으로 비가 출연하고 있는 방송광고는 7개나 된다. 송혜교도 인쇄광고를 제외하고 6개 CF의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TV앞에 한 시간만 앉아 있으면 비나 송혜교를 몇 번은 본다는 얘기다. 비나 송혜교만의 얘기가 아니다. 전지현 이효리 권상우등 요즘 뜨는 스타들도 평균 5∼6개 광고에 겹치기 출현한다. 광고업계가 스타마케팅을 '전가의 보도'인양 휘둘러 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스타마케팅은 대중성 있는 텔런트 가수 등 스타를 활용해 제품이나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따라서 모델로 기용하는 스타의 이미지가 브랜드나 제품 컨셉에 맞아야 한다. 겹치기 출연을 감수하면서 빅모델을 마구잡이로 동원하는 것은 스타마케팅이 아니다. 비의 경우 치킨프랜차이즈를 비롯해 보일러 건강음료 화장품 이동통신 캐주얼의류 등 갖가지 광고의 모델로 방송을 탄다. 웬만한 소비자들은 헛갈려 모델을 보고 특정 제품을 연상하기 힘들다. 특히 방송횟수나 방영시간대별 노출효과 등을 감안하면 광고효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가령 특정모델의 이미지가 한 제품이나 브랜드로 고착된다면 나머지 광고들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게 마케팅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몇명의 스타에 의존한 최근의 광고는'떳을때 한몫 챙긴다'라는 한탕주의와 제품 컨셉에 맞는 신인 발굴에 소극적인 광고업계의 보신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광고업계는 "주님(광고주)이 가장 잘 나가는 애를 쓰란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러나 광고회사와 광고주와의 역학관계를 십분 이해하더라도 크리에이티브(창의성)에 대한 고민없이 스타만을 앞세운 '판촉물'은 광고라 부를 수는 없다. 오래전 크리에티브가 번뜩이는 광고들이 표절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다. 일본 미국등의 광고를 그대로 베낀 것도 많았다. 요즘 스타 의존적 광고전략은 크리에티브의 공백이란 측면에서 예전의 표절과 다를바가 없다. 광고에 크리에이티브적 요소가 빠진다면 이를 만든 이는 '광고쟁이'일 수 밖에 없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