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롯데캐슬,시티파크,더샵스타시티의 현주소는.' 시중의 뭉칫돈이 수조원씩 몰리며 수백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들은 부동산시장 침체 분위기를 비껴가고 있을까. 결론은 수개월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호가만 높게 형성되고 있어 분양당시 열기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것이다. 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캐슬골드' 인근 삼성부동산 관계자는 "분양 당시의 뜨거웠던 청약열기는 전매제한 조치 이후 가수요가 빠르게 빠져나가며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최근 거래가 거의 실종된 상태에서 수개월 전에 붙여놓은 사무실 앞 유리창의 호가만 당시의 열기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 2002년 11월 분양된 롯데캐슬골드(4백가구)는 분양 당시 청약행렬이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며 3백44 대 1의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인기 단지다. 지난 3월 용산시티파크 분양열기 여파로 50~60평형대 아파트의 프리미엄(웃돈) 호가가 6억~7억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5억원에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호가는 더 이상 낮춰지지 않고 있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데다 입주시점에 한차례 가격상승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해 5월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 야구장 부지에서 분양된 '더샵스타시티'(1천1백77가구)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1천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로 강북의 타워팰리스로 불리며 1백90 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이곳에서 급매물이 쌓이고 있다. 로열층 기준으로 2억5천만원을 호가했던 56평형의 경우 5천만원 이상 싸게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는 찾아볼 수 없다. 인근 다산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한달동안 한 건 거래가 힘들다"며 "시세보다 20~30% 낮춘 가격의 급매물도 소화가 안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분양된 광진구 노유동 삼성 '광진트라팰리스'(2백4가구)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분양 당시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다가 최근에 호가 기준으로만 5천만~1억원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분양당시 프리미엄이 없었던 데다 인근 스타시티와 비교해 단지 규모나 입지여건,분양가에서 뒤떨어져 찾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올 3월 7조원의 시중자금이 몰리며 3백2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시티파크'(6백29가구)의 인기도 갈수록 식어가고 있다. 3억~5억원까지 치솟았던 70평형대 로열층 아파트의 프리미엄은 최근 2억원대로 추락했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가수요가 빠져나간 데다 시장상황 악화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실수요자들도 마지막 중도금 납입 시기로 매수시점을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