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성년 연령을 만 20세에서 19세로 낮추기로 발표함에 따라 선거 연령도 이에맞춰 하향조정되는 방안이 17대 국회에서 적극 추진된다. 열린우리당의 인하 주장에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한나라당이 긍정적 자세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19세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국회가 개원되는 대로 정치개혁특위를 통해 선거 연령을 19세로 낮추는 내용으로 선거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선거연령이 19세로 낮아지면 유권자 수는 지난해 인구 기준으로 약 65만명 늘어난다.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3일 "성인 연령을 19세로 내리면 선거 연령도 현실적으로 19세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회 정치개혁 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강래 개혁추진단장도 "한나라당이 선거연령 인하에 찬성하면 선거법을 개정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민법 개정안 효력시기와 동시에 선거연령을 낮추되 가급적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시대가 크게 변했기 때문에 선거연령 인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선거연령 인하는 유ㆍ불리를 떠나 결정하겠으며 큰 틀에선 반대할 의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선거법 개정때 한나라당은 민법상 성인연령을 내릴 경우 19세로 낮추겠다고 했다"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국회가 열리면 하향조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표도 지난 1월 의총 발언을 통해 "선거연령 하향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바 있어 일부 보수적 의원들에 대한 설득작업만 이뤄지면 선거연령 하향조정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선거연령 문제는 올해초 국회 정치개혁특위 협상에서 여야간 쟁점 사항이었다. 당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18세로 내리자고 한데 비해 한나라당은 20세 고수를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다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었다. 민주노동당은 18세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영식ㆍ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