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중국 상하이 국가신약스크린센터와 약물연구소,다롄 DNA파크 등을 돌아보고 중국 바이오기술(BT) 산업의 성장·발전 모습에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BT 핵심분야로 지목되고 있는 제약산업의 경우 중국은 연평균 18%의 빠른 성장률을 보이며 신약개발 경쟁국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곧 우리 BT산업을 추월할 기세다. 중국 정부는 2001년부터 BT산업 육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0년 안에 세계 10대 BT강국,아시아지역 BT 최강국 지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이를 위해 매년 6조원에 달하는 연구개발 예산을 신약개발 바이오정보기술 등 BT 분야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올해 BT 분야에 투입할 연구개발 예산 5천억원과는 상당히 비교되는 규모다. 젊은 테크노크라트들의 활기와 열정,세련된 비즈니스 감각과 자신감도 인상적이었다. 10년 후에 뿜어져 나올 이들의 힘을 생각하면 BT 강국이 호언장담에 머무르지 않을 것임을 예상케 한다. 중국 의약품 시장은 무궁한 성장 잠재력으로 세계 제약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개혁·개방의 물꼬가 트이면서 의약품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의약품의 평균 관세율도 지난해 9.3%에서 올해 7.0%로 떨어지는 등 진입 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물론 장애물도 많다. 수많은 유사 의약품이 범람하고 있고 의약품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까다로운 절차도 문제다. 브랜드 육성 비용도 만만치 않다. 중국 현지 제약기업들 대부분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고 R&D나 신약개발 능력도 아직은 미약하다. 중국 방문에서 먼저 우리가 중국 BT산업 육성전략에 발빠르게 대응해 나가야 할 급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 중국 정부가 계획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연구소나 바이오 단지의 양적 규모와 숫자는 우리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우리로서는 선택과 집중,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혁신을 통해 BT의 특정한 분야에서 세계 제일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길밖에 없다. 다음은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이 더 이상 중국 진출을 머뭇거리다가는 기회를 잃는다는 것이다. 중국시장은 곧 세계시장이다. 더 많은 기업과 연구기관이 진출하여 세계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 의약품 사용패턴과 성향,세부시장별 성숙도를 면밀히 분석해 비교우위 분야를 찾아내 과감히 승부를 걸어야 한다. 중국과 협력하고 경쟁한다면 바이오 제약산업을 발전시켜 나갈 기회도 무한하다. 중국은 지금 우리의 바이오·제약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첨단기술과 전략품목을 무기로 자국 시장에 도전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신석우 < 한국제약협회 전무.이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