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중국 경제긴축,미국 금리인상 등 '트리플 악재'로 올해 국내기업들의 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연이은 대외 악재로 기업들의 이익이 축소될 경우 향후 증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고유가 등 3대 악재를 반영,올해 기업들의 이익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최근 잇따른 악재로 하반기 내수경기 회복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내수 관련주의 올 이익예상치를 대부분 낮췄다. 2분기 실적발표가 끝나면 수출주와 IT(정보기술)주의 이익전망치도 조정할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거래소기업들의 올해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전년 동기 대비 66.5% 및 31.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거시경제 환경 변화를 반영해 57.2%,27.3%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우리증권은 자체 분석대상인 1백66개 거래소 및 코스닥 주요 기업들의 올 평균 주당순이익(EPS)을 당초 5천3백38원에서 5천3백12원으로 내렸다. ◆기업이익 2분기가 정점 삼성증권 임춘수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과 관련,"기업이익의 정점이 당초 3분기에서 2분기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익 모멘텀이 2분기 중 정점을 지나 3분기부터는 꺾일 것이란 얘기다. 그는 수출이 주도하는 기업들의 이익증가세가 당초 3분기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3월을 기점으로 꺾이고 있고 △설비투자도 전년 대비 7% 정도 줄어드는 점 등을 감안하면 정점시기가 2분기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중국 모멘텀 둔화와 고유가 등으로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6월을 기점으로 급속히 약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기업들의 투자 둔화는 민간 소비감소로 이어져 결국 내수회복 시기를 더욱 지연시킬 것"이라며 업종별로는 소재,산업재,경기 관련 소비재 등의 이익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의 중장기 전망도 불안 기업이익이 2분기를 정점으로 꺾일 경우 대외 악재로 촉발된 증시의 약세기조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성호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경기를 이끄는 IT경기마저 하락세로 접어들면 일부에서 기대했던 하반기 증시의 상승국면 전환은 물건너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임 센터장은 "과거 외국인 매수세는 기업들의 이익추이와 일치해왔다"며 "이익모멘텀이 둔화될 경우 외국인의 추가 이탈에 따른 수급 붕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주식은 싸다는 게 매력인데 기업이익이 줄어들 경우 이 같은 매력은 의미를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