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일 연세대 강연에서 "우리 경제현실에서는 고성장 지속→인프라 확충 및 분배개선→삶의 질 개선→국가경쟁력 강화 순으로 돌아가는 게 선순환"이라고 강조했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윤 부회장은 연세대 공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경제개혁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나눔과 배려도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현실에서는 무엇을 먼저 해나가는 것이 나라 전체에 유익한지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핵심기술과 핵심부품을 만드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핵심기술은 돈을 줘도 살 수 없고 기술을 살 수 있는 화폐는 기술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GE와 IBM 등 패러다임 변화에 일찌감치 대응한 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조기 진입해 강자가 될 수 있었지만 대응에 실패한 기업은 성공한 사업에 안주하다 실패했다"며 "아일랜드의 경우 80년대 말까지 최빈국이었으나 디지털 천국을 만든다는 비전을 갖고 노력해 2000년 1인당 GDP에서 8백년 간 자신들을 지배한 영국을 추월했다"고 전했다. 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지금이 도약의 기회"라고 전제하고 "아날로그 시대는 경험이 많을수록, 기술의 축적이 많을수록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가기 어려웠지만 디지털 시대는 빠르고 우수한 두뇌와 창의력, 도전이 승부를 결정짓는다"고 말했다. 한국이 메모리 분야에서 일본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메모리가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기술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남보다 빨리 변화에 대응하면 한국은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고 윤 부회장은 강조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