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치고빠지기' 극성..매매회전율 9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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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치고빠지기식 매매패턴이 심화하고 있다.
단타매매의 목적은 차익실현이다.
매매회전율이 높아지고,주식 매도단가가 매수단가보다 높아진 게 이를 말해준다.
싼 주식을 사서 주가가 오르면 가차없이 팔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 2002년 이전과 정 반대 양상이다.
과거에는 매수단가가 더 높았다.
매매회전율도 낮았다.
이는 좋은 주식을 가격 불문하고 사서 장기 보유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들어 투기적 외국자본이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단타치기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대형 펀드들의 매수세도 지속되고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단타 매매를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비중이 높아진 결과다.
최근 외국인의 방향성을 읽기가 어려운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최근 6일간 주식을 사들였다가 이틀 연속 매도한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투기적 선물거래가 급증한 지금 외국인의 단타 매매까지 가세,증시는 일교차가 크게 나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늘어난 치고 빠지기
LG경제연구원이 3일 추정한 올 외국인 매매회전율은 89.2%다.
단순 계산으로 보유한 주식의 90%가량(시가총액 기준)을 거래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1년에는 매매회전율이 68.7%에 불과했다.
그만큼 샀다 팔았다 하는 주식이 늘어난 셈이다.
반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의 매매회전율은 둔화 추세다.
개인의 경우 지난 96년 9백85%에서 2002년에는 5백59%로 축소됐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작년부터 매수 단가와 매도 단가는 큰폭으로 역전됐다.
2003년에는 평균 매수 단가가 2만4천6백여원이었지만,매도 단가는 2만6천2백원이었다.
주식을 팔아 이익을 남기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올 들어서도 매수 단가 2만6천5백46원,매도 단가 2만8천1백87원으로 6% 이상의 매매차익을 올렸다.
이전에는 매수 단가가 매도 단가보다 높았다.
결국 싼 값에 주식을 사서,주가가 오르면 즉시 파는 단기 투자가 늘었다는 결론이다.
◆혼란에 빠져드는 증시
외국인은 최근 이틀간 약 2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전 6일 동안 9천5백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장환경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변한 것이라고는 주가가 올랐다는 것 하나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외국인의 매매 동향이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이 사고 파는 데 따라 매매 방향을 결정하는 투자자가 대다수다.
특히 외국인이 단타에 나설 경우 그 혼란은 더욱 커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주나 코스닥 종목의 경우 외국인이 매수하면 개인들은 그 자체를 호재로 보고 뒤늦게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주가가 오르면 외국인이 재빨리 차익을 실현하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