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는 우리나라에서 관절염 고혈압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만성질환이다. 그러나 충치는 심각한 질환이 아니며 식후와 잠자기 전에 이빨만 잘 닦으면 예방할 수 있다. 또 충치가 생기더라도 치과에서 썩은 부분을 제거하고 틈을 메워주면 해결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12살 이하 어린이의 충치 수는 평균 3.3개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의 3배에 이른다. 치아의 날(9일)을 맞아 충치 예방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당분 찌꺼기인 산(酸)이 원인=충치는 벌레가 이빨을 파 먹은 것으로 보통 알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사람의 입 안에는 많은 세균이 있다. 이 중 당분을 좋아하는 세균이 치아 표면에 붙은 당분을 분해시킬 때 산성분이 나오며 이것이 치아를 녹게 한다. 세균이 직접 치아를 갉아먹는 게 아니라 당분을 먹고 난 찌꺼기인 산이 치아를 부식시키는 것이다. 충치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음식을 먹고 난 뒤에는 반드시 칫솔질을 하는 게 좋다. 과일이나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식품을 먹는게 좋다. 충치는 감염되기 쉬우므로 충치가 있는 사람은 가급적 배우자나 아이들과 입을 접촉하지 않는게 바람직하다. 치과에서 충치 예방효과가 있는 불소를 치아 표면에 바르거나,어금니 표면의 작은 골과 홈들을 인공 수지로 메워 줌으로써 충치 발생을 억제시킬 수도 있다. ◆통증없는 치료법 나와=충치는 저절로 낫는 병이 아니며 약으로 치료할 수도 없다. 반드시 치과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충치는 초기에 치료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가 늦어지면 여러 차례에 걸쳐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도 커진다. 치과에서는 치통이 없는 작은 충치는 썩은 부분을 긁어내고,그 부분을 레진,도자기,금 등으로 메워준다. 통증 없이 충치를 치료하는 공기무통 치료법과 물방울 레이저 치료법도 나왔다. 공기무통 치료법은 공기 압력을 이용해 충치 부위를 정확하게 제거해 내는 것이다. 물방울 레이저 치료법은 레이저를 이용해 충치부위를 없앤다. 이 두 방법 모두 작은 부위의 충치라고 하더라도 주변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썩은 부위가 넓거나 충치가 신경까지 침범해 치통이 심한 경우는 신경치료와 함께 치아가 부서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 등으로 씌워주기도 한다. 충치를 계속 방치해 치아뿌리까지 썩으면 어쩔 수 없이 치아를 빼야 한다. 이 때는 새 치아를 만들어 넣어야 한다. 치아가 빠진 것을 그대로 두면 음식을 씹는 데 불편할 뿐만 아니라 입술이 안으로 말려들어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