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주가 산출의 잣대로 활용되는 실적 배당 금리 등 3대 요소를 기준할 때 상장기업의 주가는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PER(주가수익비율)는 최저치에 근접한 반면 배당수익률은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은행이자보다 높은 연4.0%이상의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 4백개에 근접한다. 신성호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일 "실적 배당 금리수준 등을 감안할 때 한국증시의 하방 경직성은 매우 강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고유가,미국·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 불확실한 요인이 많아 증시가 곧바로 상승추세로 전환하긴 힘들지만 추가하락의 우려도 낮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저수준에 근접한 PER 우리증권이 KOSPI 100지수에 편입된 대형주 1백개사(적자기업 포함)의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PER를 산출한 결과 지난 3일 현재 PER는 12배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합주가지수가 500대에 머물던 지난 2000년 말,2001년 9·11테러 전후,2003년 1분기 때의 PER(10∼12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즉 상장기업의 주가가 지난 2000년 이래 가장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을 감안한 현 주가수준은 지난 2001년 9·11테러 때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현 주가지수가 9·11테러 때보다 더 높지만 PER가 낮아진 것은 기업이익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증권이 주요 상장사(1백66개)의 EPS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01년 1천9백27원에서 2002년 3천6백66원,2003년 3천3백54원,2004년 5천5백75원(예상치)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금리하락 vs 배당수익률 상승 상장주식의 배당수익률은 과거 주가저점 당시의 수준까지 높아졌다. 우리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KOSPI100 종목의 배당수익률은 3일 현재 2.41%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시기인 지난 2002년 3월에 근접하는 수치다.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510∼590에서 움직였으며,배당수익률은 2.6%대였다. 종목별로도 배당수익률이 금리를 웃도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금을 기준으로 한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연 4%) 이상인 종목(코스닥 포함)은 3백95개사에 달한다. 8% 이상인 종목은 1백1개,10%가 넘는 기업도 50개에 이른다.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올해의 실적증가세를 감안하면 배당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배당투자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배당수익률과 채권수익률간 격차도 현격히 좁아지고 있다. 시중 실세금리 지표인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꾸준히 낮아지는 반면 주가하락 및 실적호전의 영향으로 주식의 배당수익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주식배당과 채권이자간 수익률 격차는 2003년 말 3%포인트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1.9%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