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1차협상 '탐색전' 마무리 ‥ 관세화 유예 '9國 9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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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캐나다.아르헨티나와 가진 협상을 끝으로 한국과의 쌀시장 개방 재협상의사를 밝혀온 9개국들과의 1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정부는 한달 여에 걸친 이들 국가와의 연쇄 양자협상에서 관세화 유예 방식의 "제한적 개방 유지" 카드를 내놓았지만,일부 국가들은 관세화 방식의 개방 확대를 요구해 이달내 시작될 2차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미.호주 '실질판매 확대가 중요'
이재길 외교부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대사는 지난달 6일 미국과의 협상을 끝낸 뒤 "미국은 실질적이고 안정적인 한국시장 접근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쌀은 한국이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저율관세물량(TRQ)의 27∼28%(지난해는 5만5천톤)를 차지하고 있는데,이 규모를 실질적으로 늘려준다면 관세화 유예 여부에 개의치 않겠다는게 미국의 기본 방침이다.
호주측 협상 대표단도 "한국의 쌀 시장에 대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진출과 시장접근 확대에 관심이 있다"고 말해 일정한 물량 이상을 수출할 수 있다면 관세화 전환을 고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태국은 '관세화'고집할 듯
중국측은 상견례 형식의 1차 협상에서 "세계무역기구(WTO)의 원칙이 자유무역임에도 불구하고 관세화 유예기간을 연장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한국의 관세화 유예방침을 정면으로 문제삼았다.
중국산 쌀의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관세화를 통한 개방 확대를 강력히 주장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중국은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해 지난해 최소시장접근(MMA)물량으로 수입된 19만9천5백28톤의 쌀 중 11만4천5백28톤(57.4%)을 한국에 파는 등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태국도 "WTO의 농업협정상 관세화가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관세화를 통한 시장개방 확대를 선호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태국은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이지만 한국에서 소비되는 쌀과는 품종이 다른 인디카(장립종)계열의 쌀을 주로 생산,한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3만톤)에 머물렀다.
광우병 파동 이후 한국 정부로부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당한 캐나다와 쌀 이외의 농산물을 많이 생산하는 아르헨티나는 이번 쌀협상을 다른 부문의 협상과 연계시키는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쌀 관세화 받아들일 수도"
정부는 관세화 유예기간 연장을 기본 협상 전략으로 삼되,협상조건이 불리하게 전개될 경우 관세화로 전환하는 카드도 함께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최정섭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은 최근 "협상대상국의 요구조건이 과도해 관세화를 통한 시장개방을 받아들일 때보다 불리할 경우 협상목표를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