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Father."(아빠 사랑해요) 김소희(22·빈폴골프)가 제4회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골프대회(총상금 2억원)에서 프로 첫승을 따내며 암으로 투병중인 아버지에게 우승컵을 안겼다. 김소희는 4일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파72·길이 6천3백68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백2타로 김주미(20·하이마트)를 3타차로 제쳤다. 우승상금은 3천6백만원. 김소희는 이날 스폰서인 제일모직에서 부친 김주영씨(51)의 쾌유를 기원하는 뜻으로 'I Love Father'라는 문구를 새겨넣은 티셔츠를 입고 대회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부친은 지난해 딸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하던중 신장암이 발병,수술을 받았으나 암이 폐까지 전이돼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상태다. 부친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김소희의 캐디를 했으며 갤러리로 딸의 경기를 지켜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1,2라운드에서 단 한개의 보기도 범하지 않았던 김소희는 2번홀에서 어려운 6m 파세이브 퍼팅에 성공한 뒤 3번홀에서 5m거리의 버디를 낚으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4번홀에서 세컨드샷이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진 뒤 서드샷마저 짧아 대회시작 후 40번째홀에서 첫 보기를 범했고 6번홀에서도 보기를 기록했다. 김소희가 주춤하는 사이 앞서 플레이한 지난해 상금왕 김주미가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1타차까지 쫓아왔다. 그러나 김소희는 침착하게 8,11,12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추격을 따돌렸다. 김소희는 그토록 어렵다던 프로 첫승을 신고한 뒤 아버지와 포옹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김소희는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아버지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라운드 도중 항상 아버지가 옆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했다"며 "사랑해요 아빠!"라고 외쳤다. 김주미는 이날 6언더파 66타를 치며 합계 11언더파 2백5타로 2위를 했다. 김희정(35)은 이날 7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9언더파 2백7타로 3위에 올랐다. 한편 올시즌 들어 하이마트 소속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3년 전 주로 무명선수들을 모아 골프구단(단장 정병수 상무)을 창설한 하이마트는 꾸준한 선수지원을 통해 이번 대회에서 김주미 조미현 문현희 등 3명을 '톱10'에 진입시키는 성과를 이뤄냈다. 레이크사이드CC(용인)=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