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우리 경제가 위기가 아닌 때가 있었는가"라며 "끊임없는 어려움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방증하는 징표"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지난 1950,60년대는 물론 1·2차 오일쇼크 때나 12·12사태,IMF사태 등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기였다"며 "현재 상황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우리 경제를 주저 앉히거나 정상적인 성장이 불가능한 위기라는 데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위기가 없는 경제는 역동성이 결여된 경제의 다른 표현"이라며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면 우리 경제는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하다"고 낙관론을 폈다. 이는 현재의 경제위기론이 과장돼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총재는 이날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초청 '한국 경제의 위기와 기회'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한국 경제의 심각한 문제인 제조업 공동화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남북경협을 강화해야 한다"며 "한국 기업이 개성공단뿐 아니라 북한 방방곡곡으로 노동집약적인 산업시설을 이전한다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재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무디스의 톰 번 국가신용평가 국장은 질문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나 북한으로 옮기나 한국에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남북경협이 제조업 공동화를 해결하는 단기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개성공단이 실패할 경우 수출입은행의 보증으로 재정부담이 초래될 수 있다"며 "남북경협 자체가 단기적으로 한국경제에 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