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 Father."(아빠 사랑해요) 4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 CC서코스(파72·길이 6천3백68야드)에서 폐막된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소희(22·빈폴골프)는 암 투병 중인 아버지 김주영씨(51)와 뜨겁게 포옹하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해 9월 데뷔한 새내기 김소희가 시즌 두번째 대회에서 이룬 우승은 본인은 물론 아버지에게도 더없이 값진 선물이었다. 김씨는 지난해 딸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을 하던중 신장암이 발병,수술을 했으나 암이 폐까지 전이돼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상태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씨가 수영을 하던 김소희를 골프로 전향시킨 것은 중학교 1학년 때.그 후 최근까지 10년간 캐디 역할을 자청해 연습장과 집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등 자질을 인정받은 김소희는 지난해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자 더 매섭게 샷을 가다듬었다. 김씨는 이번 대회 기간중에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갤러리들 속에 섞여 딸의 플레이를 말없이 지켜봤다. 그의 응원은 김소희에게 큰 힘이 돼 3라운드 내내 한 차례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았다. 대회를 치르는 동안 김소희는 자신의 경기를 지켜보느라 지친 아버지의 팔 다리를 밤 늦도록 주물러 주는 효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효심이 알려지자 소속사인 제일모직 빈폴골프팀은 이날 최종라운드 때 'I ♥ Father'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선물했고 김소희는 이를 입고 출전해 우승컵을 안았다. 이날 김소희는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백2타로 김주미(20·하이마트)를 3타차로 제쳤다. 우승상금은 3천6백만원. 1,2라운드에서 단 한개의 보기도 범하지 않았던 김소희는 2번홀에서 어려운 6m 파세이브 퍼팅에 성공한 뒤 3번홀에서 5m거리의 버디를 낚으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4번홀에서 세컨드샷이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진 뒤 서드샷마저 짧아 대회시작 후 40번째홀에서 첫 보기를 범했고 6번홀에서도 보기를 기록했다. 김소희가 주춤하는 사이 앞서 플레이한 지난해 상금왕 김주미가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1타차까지 쫓아왔다. 그러나 김소희는 침착하게 8,11,12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추격을 따돌렸다. 김주미는 이날 6언더파 66타를 치며 합계 11언더파 2백5타로 2위를 했고 김희정(35)은 합계 9언더파 2백7타로 3위에 올랐다. 레이크사이드CC(용인)=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