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의 최대 관심사는 10일로 예정된 6월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만기일이 증시수급에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때와는 달리 프로그램매물이 거의 출회되지 않는 가운데 최대 8천억∼1조원에 달하는 프로그램매수가 만기일까지 유입될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매도는 없고 매수만 예상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은 주가의 하락 원인으로 작용해 왔던게 일반적이다. 선물은 미래시점의 가격이기 때문에 통상 현물보다 비싸게(콘탱고 상태) 거래된다. 따라서 비싼 선물을 팔고 싼 현물을 사는 프로그램매수(매수차익잔고)가 만기일 전에 유입된 뒤,만기일을 계기로 프로그램 매도(선물매수+현물매도)가 대량 쏟아져 나오며 매수차익잔고가 청산되곤 했다. 주가가 떨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6월 만기일은 정반대 현상이 예상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증시 급락세가 진행되면서 지난달 중순 이후 선물 백워데이션(선물가격이 현물보다 낮은 상태)이 극심해진 영향이다. 실제 매수차익잔고는 몇 주전 거의 청산돼 바닥수준(3천억원대)에서 소폭의 증감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지난달 11일 이후 신규로 주식을 팔고 선물을 사놓은 매도차익거래 잔고는 급증세를 보였다. 4천4백억원이었던 매도차익잔고는 지난 주말 현재 사상 최대치인 9천억원대를 넘고 있다. 만기일에 프로그램매수가 흘러나올수 있다는 얘기다.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만기일을 앞두고 선물과 현물가격은 점점 일치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신규 매도차익거래에 따른 매물은 7일 이후 거의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로 기존 매도차익거래가 만기일까지 프로그램매수(현물매입)를 유발하며 청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9월물 선물 가격 주목 지난 98년 9월물 만기일때가 지금과 상황이 유사했다. 당시 1천6백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로 지수가 5% 폭등했었다. 지난 4일 오전 765까지 밀렸던 종합주가지수가 780선을 회복하며 마감된데에도 이같은 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수급상황 개선 기대가 상당분 일조를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만기일때 프로그램매수가 얼마나 유입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간에 관측이 엇갈린다. 배동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만기일 직후 코스피(KOSPI)200지수의 종목구성 변경과 6월말 중간배당을 받기 위한 수요 등을 감안하면 만기일까지 6천억원 이상의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이 시기상조란 분석도 많다. 다음번 최근월물이 되는 선물 9월물이 지난주 중반부터 백워데이션 상태로 접어들었다는게 첫번째 이유다. 만기일까지 주가 약세 현상이 계속되면 현재 매도차익잔고가 보유중인 6월물 선물매수 포지션이 청산되지 않고 그대로 9월물로 전환될 공산이 높다. 프로그램 매수유입 기대가 물거품이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9월물 선물 가격의 향방에 따라 만기일까지 최대 8천억∼1조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수가 대거 유입되거나 거의 안들어오는 극단적인 양상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