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한 직물제조사들은 설비관리를 제대로 못해 애를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우리가 나서서 해결해주면 고객들은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고
효성의 입장에서는 협력사와의 신뢰를 쌓을 수 있어 일석이조이지요."
효성의 구미 스판덱스 공장 지원팀 주영돈 팀장의 말이다.
이 회사의 지원팀은 요즘 '협력사의 맥가이버'로 통한다.
설비관리에 골머리를 앓는 직물제조사들을 위해 직접 뛰어다니며 각종 기계설비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공장내 지원업무를 담당하던 이 팀은 지난해 초 '고객경영'이 그룹 전체의 이슈로 떠오르자 지원영역을 협력업체로 넓혔다.
지원팀의 장점을 한껏 살려보자는 것.그렇게 CMMS(Customer Machine Management System) 활동을 시작했고 당시 4∼5개 업체에 불과했던 대상업체를 현재 11개 업체로 늘렸다.
팀의 막내격인 이수호 사원은 "우리 제품을 쓰는 고객사가 기계설비 이상으로 공장가동을 멈추면 제품 공급처인 우리로서도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어 그런 일을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사를 돌아다니다 우리 제품과 관련한 고객들의 생각을 접하면 이를 생산팀이나 품질보증팀에 전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은 '협력업체가 잘 돼야 우리도 발전할 수 있다'는 철학 아래 협력사와의 상생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MMS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
이외에도 직물업체들의 전시회 참가 지원,협력업체 생산현장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효성은 협력업체와 함께 전시회에 참가,공동 마케팅을 통한 윈-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섬유전시회인 프리뷰인 서울 등과 해외 주요전시회에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전시관을 구성해 참가하고 있다.
효성의 원사를 사가는 협력업체들은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공동전시관은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내면서 전시회 영업활동에 도움이 된다.
효성은 상대적으로 최신 섬유패션정보를 접하기가 어려운 중소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트렌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생산현장에서 근무하는 사원들이 협력업체의 생산현장을 직접 찾기도 한다.
스판덱스PU 안양공장 및 구미공장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현장 사원들은 1년에 두 차례씩 주요 협력업체를 방문,협력업체의 생산현장에서 제품에 대한 평가를 직접 들으면서 제품에 대한 상호 공감대를 형성,화섬업체와 직물업체 간에 튼튼한 신뢰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