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서북부 지역에 새 산업지도가 그려지고 있다. 산업기반이 취약했던 고양, 파주, 문산 등에 국제전시장, 출판문화단지, LG필립스LCD공장과 관련 협력단지가 잇따라 건설되면서 신(新)산업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또 이 벨트는 임진강을 건너 북한의 개성공단과 연계될 계획이다. '고양~파주~문산~개성' 벨트는 남북 통일시대를 내다보는 신산업지대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은 인천국제공항과도 가깝고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인접해 있어 정부차원의 '동북아경제중심 전략'과도 접목될 수 있는 복합적인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남북한을 잇는 경의선 철도연결이 내년에 이뤄지는 등 교통망 확충사업도 활발하다. 일산신도시 대화IC와 서울 상암동을 잇는 제2자유로(18km)가 2008년까지 완공될 예정이고 파주출판단지∼경의선 운정역 간 경전철도 신설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이런 사업들이 완료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경기 서북부 대북 접경지역이 소득 2만달러시대의 신산업지대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며 "경기도에서 가장 낙후된 연천∼포천지역으로의 파급효과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 세계최대 디스플레이 집적단지 =고양~파주~개성벨트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은 지난 3월 착공한 파주시 월롱면 일대 51만평 규모의 LG필립스LCD공장. 내년 6월까지 7세대 생산라인 4개동이 건립되는 등 2007년까지 1백억달러가 투자된다. 경기도가 인근 문산에 국내외 협력업체들을 위해 60만평의 협력단지를 추가 조성키로 해 1백10만평 규모의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집적단지가 될 전망이다. LG필립스LCD는 이곳에 LCD 생산라인 및 R&D센터와 협력업체들의 시설투자 등 향후 10년간 2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공장이 본격가동되면 연간 3조원의 매출과 최대 1만여명의 신규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이재율 경기도 투자진흥관은 "파주지역은 최근 남북 화해 무드에 따라 개성공단이 조성되고 있어 남북협력시대에 중추도시로서의 성장은 물론 경기북부지역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출판산업 클러스터 =파주시 교하읍 47만여평 규모에 조성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파주 출판문화정보 산업단지는 출판기획, 편집에서 인쇄 물류 유통 등 출판관련의 전과정이 집적화된 국가산업단지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가 입주한 출판단지와, 출판물종합유통센터(완공), 극장 등을 갖춘 쇼핑몰이 들어선다. 1단계로 출판단지 등 26만여평이 올해 완공된다. 보진재, 한길사, 창작과비평사 등 42개 출판사가 입주했으며 국민서관 등 20개사가 건축 중이다. 내년 말까지 1백50여개의 출판산업체 등 6백여개의 출판관련 업체가 입주하게 된다. ◆ 전시산업의 새 모델을 제시할 일산신도시 국제전시장 =내년 4월 개장될 예정인 고양 일산신도시 대화동의 한국국제전시장(KINTEX)은 현재 6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1단계로 7만3천여평에 전시면적만 축구장 6배 크기인 1만6천여평(COEX의 1.5배)의 전시장이 들어선다. 지원시설부지 10만평에는 호텔, 공항터미널, 쇼핑몰, 아쿠아리움, 일산 차이나타운 등이 들어선다. 국제전시장 인근에 30만평의 관광문화단지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곳은 새로운 비즈니스 중심지로 변모하게 된다. 전시장이 운영되면 2006년에 4천억원의 경제적 효과와 1만4천여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된다. ◆ 남북경협의 거점 =개성공단은 1단계로 1백만평의 부지를 조성 중이며 시범단지 2만8천평은 올 하반기에 공장입주가 이뤄진다. 전체 단지는 2006년부터 2백50개 기업이 단계적으로 입주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연간 2만2천여명의 고용인력 창출과 26억달러의 직접적인 생산효과가 예상된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60km)에 있는 개성은 남북을 연결하는 물류중심지로 발전, 남북경협의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