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삼성ㆍ소니 따라잡자" ‥ 핵심전략까지 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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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에 '모방전략' 바람이 불고 있다.
외국의 선진전략을 벤치마킹해 세계 일류기업을 따라잡으려는 중국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불법 복제 단속 강화로 점차 외국제품 탈모방을 유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하지만 선진 전략을 표면적으로만 벤치마킹한 중국기업은 도태되고 있어 진짜 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영역까지 모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모방은 중국기업의 유일한 탈출구 =중국 가전업계에는 요즘 '쌍S(삼성과 소니)'의 3C(Computer Consumer Communication) 융합전략 벤치마킹이 한창이라고 주간지 재경시보(財經時報)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 전자업체인 샤신이 최근 3C 제품 발표회를 가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컴퓨터 가전제품 통신제품의 영역을 깨는 노트북 등의 신제품 30여종을 선보인 것이다.
중국언론들은 이를 두고 휴대폰 사업이 회사 전체 수입의 80%를 점하는 샤신이 3C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아이핑 샤신 부사장은 "3C 융합을 핵심으로 한 다원화 발전은 앞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실현하는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샤신뿐 아니라 하이신과 TCL도 3C전략 따라하기에 나섰다.
재경시보는 "수년 전 소니를 따라했던 삼성전자가 이제는 추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모방하는 고양이에서 태극의 호랑이로 변신한 삼성전자를 모방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서점 업체인 당당은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을 벤치마킹하는데 열심이다.
아마존의 제품 다양화는 물론 모든 제품 가격을 할인하는 전략이 학습 대상이다.
당당은 현재 인터넷상에서 서점뿐 아니라 화장품 완구 디지털 제품 등 18만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이를 35만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당당의 위위 사장은 "3명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며 "당당은 학생"이라고 서슴없이 얘기한다.
중국의 저명한 전략가인 장루샹 시언관리컨설팅 사장은 "향후 3~5년간 모방전략이 중국기업의 탈출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핵심영역에 대한 모방전략 필요 =표면상으로만 모방전략을 구사해 실패한 중국기업들도 적지 않다.
지난 90년대 중국의 유명한 패스트푸드점인 홍가오량과 롱화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은 사라진 이 두 곳은 맥도날드와 KFC를 모방해 반짝 성공하는 듯했다.
인테리어에서부터 유니폼과 식기까지 통일했고 심지어는 아이들 놀이터까지 베꼈다.
하지만 표준화 관리를 제대로 못해 실패했다고 재경시보는 분석했다.
반면 요즘 잘나가는 음식 체인점 파주롄은 맥도날드의 제품 표준화관리 전략을 잘 모방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건자재 백화점인 둥팡지아위앤은 99년 시작할 때부터 미국 홈데포를 모방했다.
광고를 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혜택을 준다.
홈데포는 고객에게 1달러의 현금을 주는 반면 둥팡지아위앤은 2위안(약 3백원)의 주차비를 안받는다.
하지만 홈데포가 10억달러를 투자한 IT 관리에 둥팡지아위앤은 수백만위안(수억원)을 투자하는데 그쳤다.
홈데포가 IT 투자 덕분에 8백개 분점에 고객의 셀프계산대를 만들 수 있었던 반면 둥팡지아위앤은 이같은 고객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방전략이 세계 일류 중국 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