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저밀도지구 내 재건축아파트 조합원 동·호수 추첨은 로또.' 강남권 저밀도지구에서 재건축 조합원들은 어떤 평형 또는 어떤 동·호수에 당첨되느냐에 따라 수억원의 손해나 이익을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평형이나 로열층 당첨을 위한 조합원들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작년 분양을 마친 강남구 도곡동 도곡주공1차 아파트의 경우 43평형 가격이 최저 9억8천만원에서 최고 14억원까지 호가한다. 동과 층에 따라 시세에서 차이가 나고 있다. 로열층 당첨자는 비로열층 당첨자보다 조합원 분담금을 8천만원 정도 더 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최대 3억4천만원의 이익을 본 셈이다. 이런 현상은 기존 아파트가 단일평형으로 구성돼 있어 조합원들이 30∼50평형대로 골고루 가는 경우에 더욱 심해진다. 여러 평형이 있으면 대지지분이 많은 순서대로 큰 평형이 우선 배정되지만 이 경우에는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주 조합원 동·호수 추첨을 실시할 예정인 강남구 대치동 도곡주공2차를 보면 54평형 로열층을 뽑을 경우 32평형 비로열층을 뽑는 것보다 3억원 이상의 이익을 보게 된다. 이 아파트 13평형의 호가는 현재 8억8천만원이다. 주변시세를 감안한 54평형 로열층의 예상호가는 16억5천만원이다. 지금 매입하면 분담금 4억5천만원을 내더라도 3억2천만원의 차익이 생긴다. 그러나 주변시세를 감안한 32평형 저층의 예상호가는 7억원 정도다. 저층에 당첨되면 1억4천만원 정도 돌려받는다. 지금 8억8천만원에 매입하면 4천만원 정도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 된다. 때문에 재건축 조합원들은 가급적 대형평형을 배정받고 싶어한다. 현도컨설팅의 임달호 대표는 "로열층과 비로열층의 분담금을 차등화시키는 추세지만 모든 조합원이 똑같은 이익을 보도록 분담금을 책정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특히 강남권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대형평형과 중소형평형의 가격 격차가 심해지고 있어 조합원들은 대형평형을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