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은 생명보험사 회계처리 기준 변경안을 사실상 2003년 결산(2003년4월∼2004년3월) 회계장부부터 적용키로 했다. 변경안을 적용하는 시점은 2005 회계연도부터이지만 2003년 결산 회계장부에 변경사항을 '주석'으로 기재토록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이달 중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2003년 회계장부에 계약자몫의 투자유가증권 평가이익이 4조원 수준임을 주석으로 명기해야 한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7일 "기업 회계처리기준이 바뀌게 되면 적용시점에 관계없이 바뀐 시점부터 변경사항을 주석으로 기재하는 것이 회계장부 작성의 원칙"이라며 "생보사 회계처리 문제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경우 주주수가 5백명을 넘어 분기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회계장부 작성에는 준(準)상장기업의 의무가 있는 만큼 회계처리기준 변경에 따른 재무제표 변경사항을 2003년 회계장부에 주석으로 달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이달말까지 제출할 2003년 결산 회계장부에 투자유가증권 평가이익의 규모가 6조원 정도이며 이 중 계약자몫은 3천억원, 주주몫은 5조7천억원 수준이라는 것만 기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감위가 주석기재 의무화 방침을 정함에 따라 삼성생명은 "바뀐 회계기준을 따를 경우 투자유가증권 평가이익 6조원 중 계약자몫은 4조원, 주주몫은 2조원 수준"이라고 주석을 달아야 한다. 계약자몫 4조원은 대차대조표상의 부채 중 '계약자 지분조정' 항목에 표기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