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한 이동통신 사업자들에 대해 통신위원회가 7일 영업정지 결정을 내린 후 뒷말이 많다.이번 결정이 정보통신부의 의중에 따른 것이란 얘기와 특정업체 로비의 승리라는 후일담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통신위가 열리기 전인 지난 3일께부터 영업정지설이 나돌았다. 하루 이틀 뒤에는 영업정지 일수까지 거론됐다. 놀랍게도 통신위의 결정은 소문과 거의 일치했다. 통신위 관계자는 "지난번에 내린 결정을 참고해서 사람들이 추측한 것일 뿐"이라며 "정통부와 어떤 협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통신위는 이 사안을 놓고 전체회의를 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사무국으로부터 자료를 미리 받아 검토했겠지만 회의 사나흘 전에 영업정지 결정을 내릴 것이란 말이 흘러나올 상황은 아니었다. 통신위 사무국은 평소 "위원님들이 결정하는 사안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알겠느냐"고 얘기한다. 맞는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첫 회의도 열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결과가 나오겠는가. 그런데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정통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통신위 회의가 끝난 후 "통신위는 정통부의 거수기"라는 말이 나온 것은 사실이다. 업체들의 로비도 구설수에 올랐다. 통신업체들은 중대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펼친다. 이동통신업체들에는 국회와 정부를 전담하는 조직까지 있다. 흔히 정책결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업체들은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둔다. 그러나 이동통신업체만큼 조직적이고 크진 않다. 이번 통신위 결정에 대해 특정 업체가 로비전에 졌고 다른 업체가 완승했다는 얘기도 있다. 한 업체는 정통부와 통신위가 입주한 건물에 대관업무 담당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김태완 IT부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