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둔 미군재배치계획(GPR)에 따른 한미간주한미군 감축협상이 극도의 보안속에 급박하게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양국은 7일 오후 제9차 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을 가진 데 이어, 주한미군 감축협상을 실시키로 했으나 하루 앞당긴 6일 저녁 전격적으로 공식협의를 가진 것이다. 이 같은 '비공개 협상'은 6일 방한한 미국 대표단의 입국에서부터 시작됐다. 미측이 6일 오전 일찌감치 입국해 숙소에 짐을 풀고 있을 즈음인 이날 오후부터취재진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하루종일 진을 치고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한 것. 외교부와 국방부 등 우리 정부는 예전 FOTA 때와는 달리 미 대표단의 입국시점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게다가 정부조차도 미 대표단의 입국시점을 뒤늦게 파악했다는 후문이다. 우리측 대표단의 핵심인사인 김숙 외교부 북미국장은 7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가진 브리핑에서 "미 대표단이 6일 오후에 오는 것으로 알았는데 5일 저녁에 확인하니 6일 아침에 온다고 했고, 도착한 뒤 연락하자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그는 "6일 오전에 연락하니 그날 하루종일 있겠다고 해서 적당한 때 만나서 협의하자고 했는데 미측이 (이날) 낮에 해도 좋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리측은 '3인위원회' 전원 참석을 위해 출장중인 위성락 NSC 조정관이 돌아오는 사정으로 6일 저녁으로 협의시간과 장소를 늦춰 잡았다는 것이다. 결국 감축협상은 6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30분동안 서울 프라자호텔 회의장에서진행됐고, 각자 저녁을 들고 난 다음 만났다는 게 김 국장의 전언이다. 이 같은 '철통보안'은 미측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남대연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측이 장소와 시간을 얘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해 미 대표단이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한국여론의 민감성을 의식해 보안에 신경을 곤두세웠음을 짐작케 했다. 김 국장을 비롯한 우리측 3인대표는 비공개 협의에 대해 이날 브리핑을 하면서 시종일관 긴장된 모습이었으며, 미측이 내년말까지 주한미군 1만2천500명 감축을 통보한 탓인지 감축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다. 특히 주한미군 감축시기가 우리 정부의 안보다 빠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미측 안을) 우리가 검토해야 하고 여러 단계가 있기 때문에 예단적으로 말할 수없다"고 말하는 등 일각에서 일지 모를 우려를 의식한 듯 조심스레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날 브리핑은 '한다 만다'를 반복하는 해프닝 반복속에 열린 것이어서'비공개 협상'이 알려진 뒤 한미 대표단이 적잖이 당혹해 했음을 보여줬다. 롤리스 부차관보 역시 이날 오후 일부 언론사를 상대로 비공식적으로 실시할 예정이었던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백브리핑 계획이 새어 나가자 시간을 미뤄 다시 공개적으로 실시하겠다고 하고 다시 연기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