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일본 후지쓰간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특허 분쟁이 타결됐다.
삼성SDI와 후지쓰는 7일 기술제휴 계약을 체결,양사가 보유중인 특허기술을 향후 5년 간 상호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이번 계약이 크로스 라이선스(Cross License) 형태로 양사가 보유한 PDP 기술에 대해 양사가 그 가치를 상호 인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 구체적인 협상 경위나 자세한 계약 내용 및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 법원에 맞소송을 제기하며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던 양사는 서로의 기술을 인정하는 극적인 타협점을 찾아 위기를 넘겼다.
PDP 원천기술을 주장하며 막대한 기술료를 요구했던 후지쓰는 삼성SDI의 기술력을 인정했고 삼성SDI도 '오랜기간의 신중한 검토를 통해 후지쓰의 특허를 침해한 바 없다'던 당초 주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양사의 타협은 PDP 업계 선두업체들이 각자의 주장을 고집하며 '자존심 경쟁'을 지속하다간 자칫 PDP 산업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나눠먹을 것이 많은 핵심 시장'으로 성장하는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단 PDP 시장 파이부터 키우고 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얘기다.
삼성SDI 관계자는 "PDP 산업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온 양사가 협력을 통해 산업 자체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소모적 소송을 취하하고 향후 유사한 분쟁의 여지를 제거함으로써 PDP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사는 현재 일본과 미국에서 진행중인 소송 및 행정 절차를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타협은 원천기술에서 앞선 일본과 양산기술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LG전자가 후지쓰와 진행중인 특허협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LG전자도 PDP 분야에서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후지쓰와 크로스 라이선스 방식으로 특허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