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강남 집값은 잡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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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이 3년만에 잡히는 모습이다.
올들어 전셋값에 이어 매매값도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거꾸로 재건축 초기 단계 저층 아파트들은 올들어 최고 8천만원 이상 급락한 상황이다.
3년만에 아파트값 급등이 멈춘 것은 무엇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때문일 게다.
정부는 그동안 두세달에 한번꼴로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내놨다.
이름도 다양하고 내용도 복잡하지만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아파트거래를 못하도록 하고 재건축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즉 아파트를 살 때 내는 취득·등록세와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를 왕창 올려 아파트를 살 수도,팔 수도 없게 만들었다.
또 개발이익 환수를 통해 재건축을 엄두도 내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강남 아파트 값이 잡혔는데도 전문가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거래를 못하도록 한 것은 '동맥경화 현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정상적인 상황에선 소득수준이 올라가면 무주택에서 20평형대로,20평형대 거주자는 30평형 등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그러나 지금은 집을 한번 팔고 사는데 세금만 1억원까지 들어 이같은 순환이 불가능하다.
거주이전의 자유가 박탈된 이들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한꺼번에 매입에 나서면 막힌 혈관이 터지듯 집값은 걷잡을 수 없이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재건축이 불가능하도록 한 것은 필연적으로 공급부족 현상을 불러온다.
서울지역 아파트 공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재건축의 경우 억제정책으로 인해 저밀도지구 분양이 끝나는 내년이면 사라진다.
물론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택지 개발에 부지런히 나서면 되겠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환경단체 지역주민의 반발로 인해 택지개발이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실제 아산신도시,청주산남지구 등 여러 택지개발지역이 주민 반발에 묶여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는 "경기가 조금만 좋아지면 집값이 다시 폭등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으는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조성근 건설부동산부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