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침체속에서도 입주를 앞둔 인기 아파트의 분양권은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호가보다 싼 급매물이 나오면 즉시 계약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사실상 거래가 '실종'된 상황에서도 입주가 임박한 인기단지의 분양권에는 저가매수세가 꾸준히 들어오며 거래가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오는 9월 입주예정인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단지 인근 쌍용공인중개 관계자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나온 급매물은 금방 소화된다"며 "2천만~3천만원 정도 싸게 나오는 매물을 알아봐달라는 주문이 많다"고 말했다. 송파구가 주택거래신고지역이지만 분양권은 실거래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 데다 입주가 임박해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거래신고지역이더라도 분양권은 분양가 기준으로 취득·등록세를 내면 된다. 문정동 래미안 33평형 로열층의 경우 호가(6억5천만원) 거래는 없으나 6억2천만원선의 매물은 빠르게 소화되고 있다. 44평형도 호가(8억5천만원)보다 3천만~5천만원 싼 8억2천만원에는 사겠다는 매수자가 대기하고 있다. 이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강남구 청담동 '동양파라곤'도 저가매수세가 탄탄해 가격이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52평형과 66평형의 프리미엄(웃돈)은 5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워낙 고가아파트인 데다 소형단지여서 매물이 거의 없어 호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일부 투자자들이 이익실현을 위해 빨리 팔려고 1억원 이상 싸게 내놓는 매물은 즉시 주인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주택거래신고대상 지역밖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 삼성래미안 3차,꿈에그린 등도 입주를 앞두고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호가가 거의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는 8월 말 입주예정인 '삼성래미안3차' 32평형은 4억7천만~4억9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특히 이 단지의 조합원분은 전매제한이 없는 데다 조세특례법에 따라 팔더라도 양도세가 면제돼 '품귀현상'마저 빚고 있다. 또 인근 '꿈에그린' 33평형은 1억1천여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4억원선에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인근 대교부동산 관계자는 "사겠다는 대기자가 많아 조금만 싸게 나와도 곧바로 거래가 될 정도지만 팔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