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가 일반아파트와 함께 들어설 경우 집값에 실제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임대아파트 구성 스타일에 따라 주변 아파트 가격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아파트와 일반아파트가 섞여있는 혼합형 단지의 경우 주변 아파트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현저하게 떨어진 데 반해 분리형(일반아파트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 있는) 임대아파트 주변 단지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권에서 대표적인 혼합형 단지인 강남구 일원동 수서1단지의 경우 인근의 민영아파트와 가격 차가 최고 4억원가량 벌어져 있다. 11∼17평형 임대아파트가 섞여있는 수서 1단지 21평형 시세는 2억4천5백만원선이며 26평형은 2억8천만∼2억9천만원에 그치고 있다. 특히 26평형은 강남권 주요 단지가 지난 2년 동안 1백% 이상 가격이 뛸 동안 불과 5천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인근 현대사원아파트 21평형은 5억6천만원 안팎이며 26평형은 7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02년 대비 약 80∼1백%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현대사원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고 대지지분이 넓다는 점을 감안하더라고 수서1단지와의 가격 차이는 너무 심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원동 경일공인 관계자는 "수서1단지는 임대아파트와 섞여있는 데다 전철역에서도 멀고 각종 혐오시설들이 주변에 밀집해있어 강남권에서 외톨이 신세"라며 "임대아파트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되면서 매수세도 많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임대아파트와 분리돼있는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편이다. 서초구 우면동,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경우 임대아파트가 들어서 있지만 인근 단지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우면동 영구임대아파트에 인접한 동부고속 32평형은 시세가 5억원선으로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또 분당 야탑동 주공아파트와 목련한일아파트 등 임대아파트 인근 단지들도 가격이 다른 지역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입주 형태에 따른 가격 차를 고려할 때 앞으로 들어설 재건축단지들은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나마 동별로 나눠져있는 기존의 혼합형과 달리 같은 동에 임대와 민간이 섞인 일체형이기 때문에 시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 재건축조합들은 "차라리 개발이익을 내겠으니 임대아파트를 섞어 짓도록 한 조치를 철회해달라"는 입장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